공간시은이 채색화가 이양자 초대전 ‘나를 멈추는 여백’을 9일부터 12월 8일까지 마련한다.
  작가의 회화는 종이의 여백을 채유는 것으로부터 출발하며 이 ‘채워진 여백’으로 완성된다. ‘채워진 여백’은 오방색을 기본으로 하여 여러 번 색을 올린 것으로 전체 화면의 바탕이 된다. 그러나 이 면은 단순히 대상의 재현이 생략된 색면의 바탕, 즉 주변부가 아니라 오히려 채색화의 중심이다.
  그의 채색화는 50여 년의 작품 활동 속에서 만들어진 작가 고유의 감각들의 색으로 채워져 있다. 그것은 전통회화의 오방색을 기본으로 하지만 이 색들은 옛 것인 동시에 ‘지금’의 색이다. 작가는 강암 송성용 선생과 금추 이남호 선생 등으로부터 사사하고 대만에서 임옥산 선생 등을 통해 전통적인 채색화를 공부했다. 따라서 그 회화의 선과 색은 전통회회의 양식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지만 동시에 ‘지금’으로, 새로움으로 이어져 있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야생화를 소재로 한 30점의 소품을 기존 작품들과 같이 선보인다.
  그가 그린 야생화나 풀, 나무 등 주로 자연 속 대상들은 채색된 면들 위에서 문인화처럼 사의를 담고 있는 듯 보이다가도 어느새 가장 사실적으로 재현돼 있다. 그것은 틀에 박힌 형태가 아닌 실제 우리가 자연 속에서 만나는 모습과 가장 닮아 있다. 사진과 같은 재현이 아닌 색의 감각, 즉 그려진 대상의 색이자 완성된 바탕의 색들이 조화를 통해 그 대상의 감각들을 관객에게 전달하기 때문이다.
  현재 대한민국미술협회 회원, 강암 학술재단 이사, 강암 연묵회 회원.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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