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옛 GM 군산공장 부지에 자동차 인프라를 활용해 전기차 생산의 메카로 만든다는 ‘군산형 일자리’ 상생협약식이 열렸다. 이는 잇단 악재로 침체에 빠진 군산 경제가 다시 도약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된다는 점에서 단비 같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반대로 안 좋은 소식도 들린다. 최근 현대중공업이 한국산업단지공단 전북본부에 “대우조선해양과 기업 결합 등 현안 문제와 조선 시황을 고려할 때 현 시점에서 군산조선소의 즉시 재가동은 어려운 실정”이라며 공문을 보냈다고 한다. 3년째 멈춰선 군산조선소의 재가동이 사실상 힘들다는 것이다.
군산조선소는 GM공장과 함께 군산 경제를 지탱했던 양대 축으로 지역을 지탱하던 핵심축이 무너지면서 군산경제는 곤두박질쳤다.
군산 경제는 군산조선소와 한국GM 등 가동 중단 및 폐쇄 전과 후로 나눠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군산 경제는 물론 산업 생태계를 송두리째 뒤흔들 만큼 큰 파장을 일으켰다.
군산조선소가 멈춘 2년 3개월이 지난 지금 85개에 달했던 협력업체는 이제 20여곳도 남지 않았고, 5250명에 달했던 노동자도 300여명에 그치고 있다.
그간 전북도와 군산시는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위해 중앙부처 및 정치권 공조를 공식적으로만 177회 요청했다. 이러한 목소리에 문재인 대통령도 재가동을 공약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선 이후 2017년 7월 최길선 당시 현대중공업 회장을 만났고, 최 전 회장은 2년 뒤 조선업계의 상황이 호전된다면 군산조선소를 재가동하겠다는 약속을 했었다.
그러나 최길선 현대중공업 전 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약속한 ‘2019년 재가동’이 불가능해짐에 따라 현대중공업에 대한 신뢰가 깨질 수밖에 없다.
이에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기다리는 희망고문에 앞서 현재의 부지를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도내 조선관련 업체와 정치권에서는 현대중공업이 군산조선소 재가동 의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 군산조선소 부지를 빠르게 매각하고 새로운 계획을 수립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군산조선소는 군산항에서는 가장 수심이 깊은 바닷가에 연접한 노른자위여서 여러 기업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장 실현될 가능성이 높지 않아 현재로서는 최선의 방안은 재가동이다. 그러나 더 이상 희망고문은 안된다. 현대중공업은 군산조선소 재가동 약속을 이행하든지 GM공장을 군산형 일자리로 발전시킨 사례와 같이 군산조선소도 다양하게 활용해 새롭게 출발할 수 있도록 조속한 결단을 내려주길 바란다.
- 입력 2019.10.31 17: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