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규 전북도 기획조정실장

얼마 전, 지구에서 가장 건조하고 척박한 지역으로 손꼽히는 칠레 북부의 아타카마 사막이 하루아침에 꽃밭으로 변신하는 놀라운 일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12시간 동안 내린 갑작스런 폭우로 인해 숨어있던 씨앗들이 200여가지 이상의 꽃을 피워냈고 수 주 동안 장관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이 사례를 전북에 비유하자면, 반세기동안 전북은 낙후와 소외의 대명사로 불렸다. 산업화 과정에서 경부축 개발논리에 소외되면서 호남 특히 전북은 정치, 경제 등 모든 면에서 사막과 같은 환경 속에 처했지만 최근 들어 전라북도에 가능성을 꽃피게 하는 기적 같은 단비가 내리고 있다.
올해 초 50년 도민의 숙원이었던 새만금 국제공항은 2004년 아쉽게 멈춘 김제공항의 연속사업으로 과거정부 시절 지역균형발전 사업에서 예타면제를 받았던 논리를 찾아 결정의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공항건설이 확정되었다. 모든 일들이 처음부터 쉽진 않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도전과 열정으로 마침내 길을 찾은 것이다.
아울러 2년여의 끈질긴 노력 끝에 성공한 전 세계 70개국 1만3천여명의 생활 체육인들의 축제인 2022년 아태마스터대회 유치는 지난 2017년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부터 2023년 새만금 세계잼버리대회까지 7년 연속 대규모 국제행사를 개최하는 쾌거를 이루며 전북의 위상을 높이게 되었다.
또한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로 지역경제가 붕괴위기로 몰렸던 군산경제를 다시 일으킬 ‘전북군산형 일자리’도 노사민정이 함께 수차례 숙의 과정을 거쳐 불가능해 보이던 벽을 허물고 상생 협약을 체결하는 결실을 얻었다. 본격적인 후속조치에 들어가면서 대규모 고용창출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수출규제조치로 소재부품 국산화가 강조되는 가운데 효성의 탄소섬유 1조원 투자는 전북이 ‘대한민국 탄소산업 수도’로 크게 주목받고 있다. 탄소산업을 처음 시작할 때인 2006년만 해도 탄소산업이란 말 자체가 없을 정도로 기반이 전혀 없었지만 황무지를 개간하듯 적극적으로 전북이 씨앗을 뿌리고 키워 지역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발전시켜왔다.
이렇게 전라북도가 저 멀리 구름사이를 헤치고 세상을 밝히는 해가 힘차게 떠오르고 있는 기회를 맞이하게 된 원동력은 무엇일까? 도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전라북도 공직자들이 공심(公心)의 자세로 소극적 집행자가 아니라 적극적인 문제해결자로 거듭나기 위한 적극행정과 맞닿아 있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적극행정은 변화무쌍하고 복합적인 사회 환경 속에서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해 공직사회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부상하고 있고, 공직자들의 창의성과 전문성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정부와 우리 도에서도 적극행정 공무원은 보호하고 소극행정 공무원은 엄벌하는 적극행정 추진방안 수립과 ‘지방공무원 적극행정 운영규정’ 및 조례 제정 등을 통해 공직자들이 적극적으로 일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였다.
이런 제도적 기반과 함께 도민이 체감하는 혁신행정을 실행하는 주체가 되는 공직자들의 행동변화를 실제적으로 이끌어내는 적극행정의 가치 내재화, 도정전반의 적극행정 장려 분위기 확산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꽃씨처럼 숨어있는 수요들을 찾아내고 폭우와 같이 적극적으로 업무에 임하는 것은 때로는 힘들고 고된 일이지만 결국 그 혜택은 도민에게 돌아가기에 공심(公心)을 지닌 공직자의 존재 가치를 높이는 적극행정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사명이다.
이제는 2020년 국가예산 확보 국회단계 대응과 국회 계류 중인 각종 현안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위한 적극행정이 전북대도약의 첫해를 열어가는 2019년을 알차게 열매를 맺고 전북의 보다 나은 내일을 만드는 단비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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