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이 성인 못지않은 과격성과 잔인성을 동반하며 피해자에게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고 있지만 피해예방이나 적극적인 사후대책 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으면서 오히려 피해를 양산하고 있단 지적이다.
최근 서울, 대전, 익산 등 전국 각지에서 발생한 청소년 학교폭력 실태는 관용의 한계를 넘었다는 판단이 내려질 만큼의 강력한 폭력성과 잔혹함을 병행하고 있다. 최근 대전에선 전화를 받지 않는다며 또래 중학생 1명을 1년 가까이 폭행해온 중학생 4명이 경찰 신고에 불만을 품고 보복 폭행까지 했는가 하면 또다른 학교의 중학교 2학년 학생은 말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한 동급생의 계속된 폭행에 수치심을 이기지 못해 극단적인 시도를 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 성북구 한 중학교에선 우유가 몇 방울 튀게 했다는 이유로 4명의 중학생이 한 학생의 손과 발을 묶어 담뱃불로 짖고 소화기를 몸에 뿌리는 등의 폭행을 가했다. 피해학생은 고막이 파열되고 실명위기의 상황에 놓인 상태다. 익산에서도 여고생 2명이 자신들의 말을 듣지 않는다며 여중생 한명을 무릎 꿇리고 폭행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면서 공분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처럼 10대 청소년들에 의한 폭력이 학교 내외에서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지만 계속된 문제제기와 대책마련의 필요성에 불구하고 행위는 더욱 잔혹해지고 피해자에 대한 보호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2차, 3차 피해로 까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청소년 폭력에 대해 한 순간의 실수 정도로 치부하며 가볍게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 역시 ‘무서운 청소년’을 양산하는 한 요인으로 지적될 만큼 청소년 폭력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 독버섯처럼 번지고 있다.
당사자는 물론 가정과 학교, 사회 까지를 멍들게 해 결국 보통의 삶까지 파괴하는 부작용을 낳는 청소년학교폭력을 더 이상 관용과 선도라는 이름으로 방치해선 안 된다. 폭행의 공포로 자식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장면을 목격한 부모, 두들겨 맞아 실명위기에 처한 자식을 보는 부모의 심정을 헤아려야 한다. 잊을 만 하면 반복되는 10대 폭력이 아니라 이젠 학교폭력이 일상이 될 정도로 학교폭력대책은 유명무실한 상황이 됐다. 잔혹해 지는 10대 폭력 범죄 방치는 결국 미래 우리 사회 흉포화의 시작을 외면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모든 수단을 동원한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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