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전북지역에 올 가을 들어 첫 미세먼지 ‘나쁨’ 경보가 울렸다. 계절적 요인이 더해져 내년 봄까지 지속적으로 농도를 높이면서 도민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할 전망이다. 국외에서 유입된 미세먼지와 대기 정체, 여기에 몽골과 중국으로부터 수시로 발생할 것으로 보이는 황사까지 더해지며 전북 대기 질을 최악의 상황으로 끌고 갈 고통의 계절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고농도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11월부터 내년 3월까지를 어떻게 버텨야 하는지 벌써부터 스트레스라는 도민들의 걱정이 올해도 어김없이 되풀이되고 있다. 더위에 지친 심신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어 주는 계절로 인식돼왔던 천고마비의 계절인 가을은 이제 본격적인 미세먼지와의 전쟁을 준비하는 계절이 돼버렸다. 추운겨울 찬바람 보호를 위해 착용했던 마스크는 미세먼지를 막기 위한 겨울 필수품으로 자리를 잡았고 봄 날 꽃구경은 먼지를 피해 실내에서 창 너머로 풍경을 즐겨야 하는 상황이 돼버린 지금이다.
도내 지자체들이 환경청과 미세먼지 대응역량 강화 회의를 갖고 비상저감조치 시행에 따른 자동차 운행제한 및 사업장 배출시설 운영시간 단축조치 등의 법적 사항을 적기에 이행하는 내용을 담은 재난 위기대응 행동매뉴얼을 다음 달까지 수립키로 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서기는 했다. 배출가스 줄이기 위한 자동차운행제한 단속시스템의 조기 구축, 미세먼지 배출 불법행위 업체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적용한 강력한 처벌의지도 확인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국감에서도 지적됐듯이 전국최고수준의 미세먼지로 인해 고통 받는 전북의 저감조치 노력에 대한 정부평가는 전국 꼴찌 수준이었다. 미세먼지 저감 대책 효과가 하루아침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란 점에서 전북도를 비롯한 도내 지자체들이 최근 들어 내놓고 있는 미세먼지 대책이 도민들에게 당장의 긍정적인 대책으로 다가오지 않는 이유다.
특히 미세먼지 피해는 겨울철 석탄난방, 노후경유차등의 지역적인 요인과 함께 중국과 북한의 대기오염물질이 바람을 타고 국내에 유입되는 외부적인 요인에 더 크게 작용함에도 이에 대한 뚜렷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고 있어 국민적 불안감이 더해지는 상황이다. 미세먼지 감축을 위한 근본적인 요인제거 노력이 서둘러져야 한다. 반복되는 악순환을 끊기 위한 비상대응책 마련과 함께 범정부차원의 협조가 더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겨울철 연례행사로 치부해서는 절대 안 되는 국민건강의 심각한 암적 존재임을 정부는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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