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는 물론 공예, 퍼포먼스 등 장르를 넘나드는 임택준 작가의 37번째 개인전 ‘WIZARD(마법사)’가 17일부터 11월 3일까지 기린미술관(관장 이현옥)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회에는 소품 7점, 중품 23점, 조형 3점 총 33점이 전시되고 있다.
  마법사는 최근 몇 년 간 그가 일관되게 보여준 주제다. 마법사라는 주제가 엉뚱해 보일 수도 있지만 그에게 마법사는 인간들이 추구하는 새로움을 상징하는 것이다.
  “몇 년전부터 마법사를 테마로 작업해 왔다. 어차피 살아가는 것이 마법이다. 마법사가 보여주는 환상의 세상은 새로움과 변화를 추구하는 인간이 욕구와 맞아 떨어진다.”
  이번 전시회의 특징이라면 작품이 예뻐지고 친절해 졌다는 것이다. 컬러가 화려하고 형상성과 스토리가 읽히는 작품이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작품을 보면서 인간들이 갈구하는 세상을 표현했다. 이유는 있다.
  “이전 작업에는 무채색으로 형상도 난해한 표현이었다. 퍼포먼스로 플어 내기도 했지만 과격하고, 파괴적인, 저항적인, 분노적인 면들이 강조됐다. 하지만 왜 변했을까? 자문해 보면 내 삶의 터가 색장동으로 바뀐 것도 이유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새 울음소리를 듣고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평화로운 아침과 가슴 속까지 맑아지는 공기, 그리고 순응하는 자연, 이런 것들이 변화의 시작이었다. 작업의 형태와 형상들, 그리고 색깔들이 환상적으로 변했다.”
  그의 변화는 머무르지 않는다. 매년 개인전을 여는 그는 다음 전시에서 새로운 세계를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어느 순간에 돌변할 수도 있다. 과거 작업의 반복보다는 매일 새로운 내용이 담긴 일기를 쓰듯이 작업할 것이다. 그림에 대한 욕망을 일기로 쓴다.”
  원광대학교에서 미술교육을 전공하고 1986년 중앙일보 미술대상전에 입상했다. 중화민국 국제판화전 초대작가 선정(1987), 전북청년미술상 수상(1990), 설악국제비엔날레 초대작가 선정(1995)됐다.
  평론가 최은희씨는 “임택준 작가가 만들어 내는 것은 애초에 만들고 싶은 의도가 그 중심이 있다기 보다는 대상에서 보기 싫거나 불필요한 것들을 깎아낸 우연성에 기인한 것이다”고 평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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