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제2의 벤처 붐’ 가시화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전북에 투자된 신규벤처 투자금액 비중은 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투자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창업·벤처기업의 성장을 위해 지원하는 모태펀드 투자도 전북지역은 0.5%에 머무르고 있어 벤처투자시장에 대한 수급 불균형 개선이 절실하다.
1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중소벤처기업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가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지역과의 불균형이 고착화 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수도권과 지방의 벤처 인프라 불균형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 동안 진전이 없어 국가 차원의 균형발전 정책과 함께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올해 6월 기준 전체 벤처기업 3만6504개 가운데 1만1336개(31.1%)가 경기도에 몰렸으며 서울에 8609개, 인천 1653개 등 59%에 달하는 2만1598개 기업이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에 집중됐다.
또 부산 2237개, 경남 1812개, 경북 1692개, 대구 1651개 등 영남권에도 7806개(21.3%)의 벤처기업이 자리하고 있다.
수도권과 영남권 이외 지역은 충청권이 7806개(21.3%), 호남권 2372개(6.4%), 강원692개(1.9%), 제주도 195개(0.5%) 등의 순이다.
전북은 2372개의 기업이 자리하고 있는 호남권 안에서도 2.1%에 불과한 778개 기업이 위치하고 있다.
상황이 열악하다 보니 우수한 성장성과 수익성을 갖춘 벤처 천억기업도 7곳(1.2%)에 불과했다.
무엇보다 투자자금에 대한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가 계속해서 심화 되고 있다.
신규벤처투자금액의 경우 2017년 전체 투자금액은 2조 1895억원으로 82%(1조8030억원)가 수도권에 집중됐다.
권역별로 보면 충청권 1910억원(8.7%), 영남권 971억원(4.4%), 호남권 504억원(2.3%), 강원 383억원(1.7%), 제주 97억원(0.4%) 순으로 나타났다. 호남권 가운데 전북은 212억원이 투자됐으며 이는 1% 수치에 불과했다.
또 초기 단계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인 엔젤투자자는 1만7002명 가운데 전북·전남은 2.1%에 그쳤다. 10개의 정부 부처와 기관이 출자한 자금을 어려운 중소·벤처 기업에 투자하는 모태펀드 투자 비중의 격차도 컸다.
서울·경기·인천의 수도권 기업에 투자된 금액은 6조6768억원으로 전체의 70.9%에 달한다. 이에 반해 전북은 190억원(0.5%)이 투자돼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 인프라 지방 소외 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자 전북도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각종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도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초기자금, 인프라, 멘토링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도 등록한 상태다.
또 벤처기업 육성 노하우를 지닌 이스라엘 요즈마그룹 방문도 검토 중이다. 12월쯤 송하진 도지사가 직접 그룹을 방문해 기술, 인력, 자금 등 벤처기업 육성에 대한 전반적인 노하우를 배워오겠다는 계획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전북지역의 경제 규모를 3% 경제라고 말하는데, 사실 벤처 뿐 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많다”며 “하지만 농생명·탄소 등 지역이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분야를 최대한 살려서 창업·벤처산업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박은기자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