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세계소리축제가 올해로 열여덟 번째를 맞았다. 2019 전주세계소리축제는 ‘바람, 소리(Wish on the Winds)를 주제로 10월 2일부터 10월 6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라북도 14개 시군 일대에서 130여회의 유·무료 공연을 선보인다. 올해 소리축제는 전통예술의 고유성과 확장 그리고 전 세계 다양한 월드뮤직을 주제 안에서 담아낸다. 인류의 호흡 바람(Wind)을 동력으로 하는 관악기를 집중 조명하는 굵직한 기획, 전통예술 속에 담긴 인류의 ‘바람(Wish)’을 살피며 종교음악, 전북농악시리즈 등을 통해 예술이 된 우리의 바람(Wish), 바람(Wish)이 담긴 전통예술을 조명한다. 

  ▲전통예술 고찰과 새로운 시각
  소리축제는 올해도 전통예술에 숨을 불어 넣는 작업을 지속한다. 사제동행 콘셉트로 기획한 ‘판소리다섯바탕’에서는 현재와 미래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스승과 제자가 함께하는 무대다. ‘송순섭, 이자람/적벽가’, ‘조통달, 유태평양/흥보가’, ‘김영자, 최현주/심청가’, ‘김명신, 정상희/춘향가’, ‘이난초, 임현빈/수궁가’까지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경쟁을 거쳐 선발되는 젊은 소리꾼들의 재기 넘치는 무대 ‘젊은판소리다섯바탕’은 ‘정윤형/적벽가’, ‘김율희/흥보가’, ‘이성현/심청가’, ‘최잔디/춘향가’, ‘권송희/수궁가’로 꾸려졌다.
  관악기를 집중 조명하는 만큼 ‘산조의밤’에서는 관악의 대가, 대금 원장현, 피리 최경만 명인의 품격 있는 기악 독주가 선보인다. 여기에 서도소리 유지숙, 남도소리 장문희 명창과 함께 빚어내는 즉흥 시나위까지 산조의 전통과 새로움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돼 있다.
  ▲원형예술
  전통예술 속에 새겨진 인류의 바람(Wish)을 만날 수 있는 기회로 ‘종교음악시리즈’를 진행한다. 조지아 정교회 수도사들의 다성 음악을 ‘이베리 콰이어’의 천상의 목소리를 통해 만나며 한국 첼로의 자존심 ‘양성원’과 ‘TIMF앙상블’이 연주하는 영성 가득한 클래식 레퍼토리도 준비돼 있다.
  이베리 콰이어는 교회 음악뿐 아니라 수세기를 걸쳐 구전으로 전해온 민요, 설화, 자장가 등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는 음악을 선보인다. 첼리스트 ‘양성원’과 ‘TIMF앙상블’은 깊은 신앙심과 예배의식 속에서 전념한 바흐와 메시앙의 작품, 그레고리안 성가에서 영감을 얻는 순도 높은 평화의 음악으로 관객을 초청한다.
  종교를 넘어 하나의 예술이 된 ‘전라북도영산작법보존회(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18호)’의 무대를 만날 수 있다. 전북영산작법의 특징인 화려한 춤(승무, 범무)과 깊고 구성진 범패(소리,노래)를 만날 수 있다.
  영남지역의 천도의식 ‘아랫녘수륙재(국가무형문화재 제127호)’도 불교의식의 정수를 보여준다. 경상남도 일대에서 전승되던 범패의 맥을 이어, 의례와 음악적 측면에서 지역성을 내포하고 있는 불교 의례로 가치가 크다.
  고창농악, 남원농악, 이리농악, 임실필봉농악, 정읍농악을 통해 어울림의 가치를 되새기는 기회도 있다. 
  ▲축제를 통해 탄생하는 ‘컬래버레이션’
  소리축제가 매해 선보이며 좋은 평가를 박은 융합과 이종의 결합으로 이뤄진 컬래버레이션 프로그램도 다채롭다. EBS 스페이스 공감과 공동기획으로 진행하는 ‘광대의노래-바람의 길’에서는 색소폰 연주자 강태환의 숭고미 있는 연주와 여창 가곡 이수자 강권순 가객의 음악적 대화를 엿본다. 재즈 플루티스트 앤더스 해그베르그는 대금의 확장과 실험을 꿈꾸는 대금연주자 이창선과 새로운 충돌을 빚어낸다. 축제의 폐막을 장식할 대형 ‘락&시나위’가 빚어낼 복합적이고 다양한 장르 간 충돌의 현장도 빼 놓을 수 없다.
  2년차 진행하는 ‘아시아소리프로젝트 2019’도 눈여겨 볼만하다. 8명의 참여 아티스트들은 올해 주요 제작진으로 참여하는 작곡가 미연, 음악감독 장재효, 한국 연주자들과 함께 올해 축제 주제인 ‘바람, 소리(Wish on the Winds)'를 주제로 공동 창작 작품을 제작한다.
  ▲전통의 진화 ‘컨템포러리’
  ‘소리프론티어’가 배출한 역대 수상팀들의 무대를 만난다. ‘오감도(2010 인기상)’, ‘타니모션(2013 KB소리상)’, ‘더튠(2014 KB소리상)’, ‘악단광칠(2017 수림문화상)’이 다시 한번 관객을 찾을 예정.  
  이 외에도 폴란드 무곡 마주르카와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 음악의 만남으로 유럽 민속음악의 대표적인 컨템포러리 음악을 지향하는 ‘야누스 프루스놉스키 콤파니아&마누사바테’, 폴란드 인디 뮤지션들이 던지는 젊은 충격, 에스닉 뮤직과 일렉트로닉 뮤직의 화학적 결합을 선보이는 ‘마살라 사운드 시스템’, 마오리족의 자부심을 토대로 대중성을 강화한 세련된 카리스마 ‘모던 마오리 콰르텟’, 알제리, 말리 등 사하라 주변 국가의 실력 있는 뮤지션을 중심으로 투아렉 족의 정신을 블루스와 락음악으로 현대화한 밴드 ‘타미크레스트’ 등이 관객을 만난다.
  국내 팀으로는 ‘이희문X놈놈X프렐류드<한국남자>’, ‘신노이’, ‘트레봉봉’ 팀이 관객을 찾는다.
  ▲지역 협력
  공동 기획으로 진행하는 CBS전북 ‘별빛콘서트(박미경, 부활, 정훈희, 최성수, 홍경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아트스테이지 소리 플러스(볼빨간 사춘기, 정준일) ’,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한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의 ‘만세배 더늠전’, 전주마당창극 ‘진짜진짜옹고집’, 전라북도경제통상진흥원과 함께하는 전북사회적경제페스티벌을 통해 더욱 풍성한 축제 프로그램을 완성한다.
  소리축제 김회경 대외협력부장은 “올해도 축제를 찾는 방문객을 위한 다양한 부대프로그램과 관객 참여행사가 풍성하다”며 “축제에 참여하며 행동하는 색다른 즐거움도 준비된 만큼 많이 방문해 즐겨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병재기자·kanadasa@

  올해 소리축제 개막공연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갈라쇼 형태 오프닝으로 진행된다.
  박재천 전주세계소리축제 집행위원장은 27일 기자들과 만나 “지난 수년간 소리축제 개막공연은 갈라쇼 형태를 유지해 왔고 올해도 큰 틀에 변화없이 꾸몄다”고 밝혔다.
  개막공연은 축제에 참여하는 국내외 예술가들의 연주를 부분적으로 나마 공개하는 자리로 구체적인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데 기여해 왔다.
  매년 비슷하지만 올해는 독특한 연주가 개막공연 문을 연다.
   ‘개막공연 바람, 소리(Wish on the Winds)’에서 관심을 끄는 연주는 3도내 개 고등학교와 2개 초등학교 학생 200명의 구성된 ‘전라북도 청소년 관악 오케스트라’의 연주. 전주생명과학고등학교(지도교사 강호범), 전주공업고등학교(지도교사 김아영), 전주상업정보고등학교(지도교사 김영인, 유연수), 삼례중앙초등학교(지도교사 송성근), 전주동초등학교(지도교사 이유영)이 참여했다.
  학생들은 국악기가 아닌 드럼, 튜바, 호른, 트럼펫 등 관악기로 국악 관악합주곡이나 궁중무용의 반주음악으로 쓰여온 ‘수제천’의 1장을 변주한 곡을 선보인다.
  박재천 집행위원장은 “우리 지역 청소년으로 이루어진 관악 오케스트라의 수제천 연주는 관객들이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명장면”이라며 “세계적인 아티스트와 한 무대에 오르는 경험은 다음 세대들에게 잊지 못할 기억, 새로운 꿈이 시작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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