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되면 100%가 폐사하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병사태에 도내 사육농가가 초비상사태다. 경기도 파주시에 이어 연천군 농장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 양성 판정이 내려진데 이어 전국 200여 곳 이상 양돈농장이 역학관계에 놓여 있어 도내로의 확산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전북도를 비롯한 유관기관들의 축산 행사가 취소됐고 기존 6곳 방역거점 외에 추가로 10곳에 소독시설을 설치, 외부로 부터의 유입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벌써부터 시설보급이나 인력충원이 늦어진데 따른 초기대응 부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축산관련 업무강도가 높고 처우가 열악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가축전염병 방역을 담당하는 수의직공무원이 법정인력조차도 채우지 못하는 현실이 재조명되고 있기도 하다. 언제나 사건이 터지고 나면 문제가 불거지는 고질적인 허점이 이번에도 재현되고 있음이다.
더구나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사태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옥문이 열렸다’는 표현을 쓸 만큼 축산 농가는 물론, 국내경제 전반에 미칠 부작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 사람에게 옮기진 않지만 육포 등의 말린 고기 상태에선 300일, 냉동상태에선 무려 1000일 동안이나 바이러스가 생존, 언제든 다시 창궐할 수 있는 병이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이 지금 보다도 훨씬 강도 높고 과감한 결단을 내려한다며 더 이상 추가 발병사태를 철저히 막아내는 초기 대응에 실패할 경우 모돈 폐산에 따른 생산량 급감으로 국내산 삼겹살을 30년 동안 못 먹을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는다. 그동안 우리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돼지 흑사병’이라 불리는 치명적인 병이지만 어떠한 식으로든 막아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한두 해 고통스럽게 버티면 회생이 가능한 구제역이나 조류독감 등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확산속도가 매우 바른 치사율 100%의 돼지열병에 최대 8조에 달하는 관련 산업 붕괴는 순식간일수 있다는 경고를 신중하고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1년 이상 돼지열병과의 전쟁을 하고 있는 중국은 현재 사육 돼지가 1억 마리 넘게 줄었고 돼지고기 가격 역시 50%이상 급등했다. 돼지고기 소비량 세계 3위인 한국이 절대 가볍게 받아들여선 부분이다. 중앙관계부처의 일사불란한 대응체계와 함께 지자체와 양돈농가 스스로의 적극적이고 세심한 차단노력, 일반인들의 이에 대한 협조가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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