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8시께 전주시 서신동 서곡교 전북도청 방향 사거리는 출근길 몰린 차량으로 편도 3차선 구간의 도로를 가득 메웠다.

신호가 초록불에서 노란불로 바뀌었지만, 체증의 늪을 벗어나기 위해 소위 ‘꼬리물기’를 하는 차량들이 줄을 이었다.

이 같은 상황으로 인해 서곡교 사거리에서 차량들은 초록불의 신호가 들어와도 좀처럼 나아가지 못하고 있었다.

운전자 김모(43)씨는 “출퇴근시간에 서곡교 사거리를 지나려면 신호 2~3번은 받아야 겨우 지날 수 있다”며 “매일 반복되는 교통체증에 전주시가 나서서 교통체증 문제를 해결해야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실제 전주시는 지난 2010년 서곡교 사거리의 교통체증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언더패스를 설치하기 위한 논의가 이뤄졌다.

그러나 언더패스 설치 논의 당시 삼천 인근에서 천연기념물 제330호로 지정된 수달 서식지가 발견됨에 따라 야생동물의 생태계 보호를 위한 환경단체의 반발이 있었다.

또 인근 주민들은 언더패스 설치로 인한 인근 학생들 통학로 단절과 보행자 박스 등 설치로 인한 우범지대 우려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나섰다.

이 같이 천연기념물 서식지 보호와 인근 주민들의 반발에 언더패스 사업은 결국 무산됐다.

이에 서곡교 사거리는 차량이 몰리는 출퇴근 시간대에 교통체증이 일상화됐다.

이날 도로교통공단 전북지부에 따르면 최근 3년(2016년~2018년) 간 아침(오전8시~9시)과 저녁(오후6시~7시) 이 구간을 지나는 차량은 각각 2만 3921대와 2만 2864대에 달한다.

만성지구, 서부 신시가지 등 신도시가 늘어남에 따라 교통수요도 같이 늘어나고 있어, 갈수록 교통체증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여전히 언더패스 등의 설치에 대해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서곡교 인근에 수달 서식지가 있어 언더패스가 설치될 경우 수달의 생태환경 저하뿐만 아니라 로드킬 등의 각종 사고가 늘어날 우려가 있다”며 “최근에 4마리의 수달이 로드킬 사고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교통체증 문제에 대해 공감은 하고 있지만, 자연 생태계를 파괴하면서 언더패스를 설치하는 것이 옳은 일인지 의문”이라며 “언더패스 설치만으로 교통체증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북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서곡교 교통체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차선을 넓히는 등 작업을 진행했지만,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다”며 “교통체증을 줄일 수 있도록 교통 인프라 확장 등의 다양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김용기자‧km4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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