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는 밥상에서 빠지면 섭섭할 정도로 우리 식단에 필수 농산물이 됐다. 가을 고추로 김치를 담그는 것은 물론, 고춧가루는 고추장을 만들 때와 각종 매운탕과 양념에 사용된다. 풋고추는 된장에 찍어먹는 것에서부터 절임, 찌개, 부침에 이르기까지 갖가지 음식에 거의 빠지지 않는다.
고추는 원산지에서는 여러해살이풀이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겨울을 나지 못하므로 한해살이풀처럼 기른다. 대신 늦은 봄부터 여름에 걸쳐 재배하므로 대표적인 양념으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최근에는 아파트 옥상이나 도심 텃밭에서도 취미로 기르는 사람들이 상당히 증가하고 있다. 고추 몇 포기를 키워 열매를 따보면 그 재미가 각별하기 때문이다. 풋고추가 너무 많다 싶으면 몇 개는 빨간 고추로 만들어 수확하기도 한다. 작은 모종을 구입해서 큰 나무처럼 키우기야 어렵겠지만, 누구나 심어만 두면 보람이 있는 작물이기도 하다.
붉은 고추가 탐스럽게 익어갈 때 제일 좋은 고추의 아랫부분에 뭐가 파먹은 자국이 생기는데, 꿩이 고추의 단맛을 즐긴 후, 씨와 껍질을 토해놓기도 한단다. 고추를 벌레들만 좋아할까 싶었는데, 흥미 있는 현상이다.
이밖에 맨 처음으로 열리는 고추를 일찍 따주어야 열매를 키우는 대신 줄기의 성장에 도움이 되고, 아랫부분의 가지를 제거해야 하며, 점차 커지면 비바람에 시달리지 않도록 줄도 3번씩 매줘야 한다.
풋고추는 수시로 필요할 때마다 이용하면 편리하며, 붉은 고추를 수확해 말리려면 고추 줄기에서 약간 꾸덕꾸덕해 있을 시기에 수확을 해야 말리는 작업이 수월하다.
종류는 매운맛과 순한 맛이 있고, 매운맛이 전혀 없는 오이맛고추도 점차 인기를 얻고 있다.
올해 전국적으로 고추 재배면적이 3마1,644ha로 전년보다 9.8% 늘었다. 작년에 고추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올해 고추 재배면적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2016년 1kg에 1만1,335원이던 도매가격도 2018년 1만9,962원으로 껑충 뛰었다. 해마다 전북지역에서도 고추를 많이 심는다. 올해도 4,837ha나 재배하고 있다. 전북 들밭에 고추가 탐스럽게 익어가는 데, 가격이 폭락할까 걱정이다. 농산물 특성상 전년비 생산량이 10% 증가하면 가격은 반 토막 날수도 있어 벌써부터 농민들은 근심이 크다. 비타민 씨와 각종 영양덩어리로 증명된 고추이자, 우리 밥상에 없어서는 안 될 고추다. 고추를 보다 다양하게 즐긴다면 우리 입맛도 좋아지고, 지역농민들 역시 근심이 덜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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