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화요일 오후, 황혼이 지고 어둠이 깔릴 때쯤이면 서예에 빠져드는 이들이 있다.

전북대학교 교수들로 꾸린 서예동호회 ‘시엽’이 다섯 번째 단체전을 연다. 27일까지(개막 20일 오후 4시) 전북대박물관 전시실.

전시에선 의과대학, 인문대학, 상과대학, 생활과학대학, 자연과학대학 가금류질병방제연구센터 등 교수 11명 작품 35점을 마주할 수 있다.

다양한 전공만큼이나 주제나 글씨체가 폭 넓은데 각종 명문과 문학작품을 예서, 전서, 초서, 해서로 쓰고 문인화로 형상화한다. 이혜수 의대 교수의 올해 퇴임을 축하하는 마음도 더한다. 2006년 9월 시작한 동호회 ‘시엽(柿葉)’은 이름대로 감나무 잎에 글씨를 쓴 옛 사람의 성실과 풍류를 배우려 한다.

회원들은 매주 화요일 오후 4시 김병기 전북대 중어중문학과 교수 지도 아래 서예실에 모인다. 한시 한 두를 공부한 다음 글씨를 쓰는데 이 시간을 매우 소중히 여긴다고.

회원들은 전시 도록 서문에서 “내가 조용하니 주위가 다 조용하다. 내가 살기 위해 새를 무자비하게 쫓아야 하는 세상과 달리 새를 쫒는 미안함을 갖지 않아도 되는 감나무 잎이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감사하고 또 기쁘니 주위가 다 기쁨이다. 우리는 오늘도 그렇게 감나무 잎에 글씨를 쓰면서 우리만의 문화를 만들고 또 즐긴다”고 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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