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곳곳 여러 모양으로 존재하는 차별, 당연히 있는 거니까 당연히 받아들여야 할까.

학교 안팎에 첫 발을 내디딘 꿈나무와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20대가 친구들에게 묻는다. 차별 어디까지 받아봤니, 해결책은?.

전라북도지속가능발전협의회(전북지속협)가 아동‧청소년 차별사례 공모전 ‘차별 어디까지 받아봤니’를 처음 추진한다.

중심에는 8세부터 24세까지 아동청소년들로 이뤄진 ‘아동청소년행복위원회’가 있다.

전북지속협은 우리 지역이 계속해서 발전하려면 다음 세대 성장과 행복이 중요하고, 이는 아동청소년 본인이 가장 잘 알 거라 판단했다.

성인들로 구성한 전북지속협 아동청소년분과 위원회와 별개로 2018년 ‘아동청소년행복지표위원회’를 꾸린 건 이 때문.

행복지표위원들은 지난해 아동청소년 행복지표 토론회를 가진 데 이어, 올해 아동청소년들이 행복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했다.

그 결과 공모전을 진행하기로 했다. 학교가 바뀌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성, 교복, 빈부, 성적, 외모, 인종, 장애 등 누구나 한 번쯤 겪은 차별로 향해서다.

위원회 이름도 ‘아동청소년행복위원회’로 바꿨다. 현재 위원은 중학생부터 대학생까지 10여명이다.

이들과 함께하는 전북지속협 이성중 팀장은 “초반 행복위원회 위원들을 모으는 게 힘들었지만 지금은 서로 추천하고 활발하게 운영한다. 나아가 아이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주도적으로 생각하고 결정,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동청소년분과 위원들 오셔도 회의장 밖에서 기다리신다. 저도 얼마 전부터 회의에 참석했고 설명할 부분이 아니면 주로 듣는다. 공모전도 아동청소년들 생각”이라고 했다.

유원호 아동청소년행복위원회 대표(전주대 1)는 “위원회를 시작할 땐 많이 부족했다. 노력해야했다. 헌데 지금은 우리 스스로 모든 걸 한다. 굉장히 큰 의미”라고 말했다.

공모전의 경우 “청소년이 어떻게 하면 행복할까가 올해 주제다. 위원들과 고민하다 ‘이런 차별 안 좋았다’에 가장 공감했다”며 “차별 없는 전북을 만들기 위해 전북 청소년 얘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분노하고 속상했던 한 사람의 참여가 변화의 시작일 것”이라고 계기를 전했다.

눈길을 끄는 건 차별을 나누고 인지하는 걸 넘어 차별을 없앨 방법을 찾는 거다. 공모전에 참여하려면 차별 사례와 함께 해결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박종완 위원(우석대 1)은 “위원회에 참여한 지 얼마 안 됐다. 처음엔 생소했지만 지금은 우리 스스로 머리를 맞대고 차별을 줄이려는 게 정말 뜻깊다”며 “차별 당하다보면 받는 상황에 순응한다. 그러면 안 되잖나. 변화시키려 움직인다. 하나가 전체를 바꿀 수 있다”고 전했다. 심사기준을 정하고 심사위원으로 나서는 것도 차별을 겪은, 누구보다 아동청소년의 마음을 잘 아는 그들이다.

행복위원들은 5월 말 가진 회의에서 공모전 관련 크고 작은 사안을 정했다. 분위기는 그 나이 또래답게 발랄했지만 의견을 나눌 때만큼은 민주적이고 진지했다.

자리에선 불분명했던 접수, 심사, 홍보, 부상 관련 내용이 방향을 잡았다. 시험기간과 학원일정을 고려해 일정을 조율하는가 하면 본인 차별 경험을 얘기하고, 혹시 불편할 이들을 위해 가명을 쓰도록 했다.

그들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1시간 가까이 계속됐다. 뜻이 한데 모이지 않으면 이 날 참석하지 못한 위원들의 목소리까지 들을 수 있도록 단체 대화방에서 정하기로 했다.

행복위원회와 청소년분과 위원회를 거쳐 결정한 내용은 이렇다. ‘아동‧청소년 차별사례 공모전’은 아동 청소년 대상 모든 차별사례를 공모, 차별을 인지하고 근절한다는 취지다.

이는 전북도교육청과 논의해 아동청소년이 행복한 전북을 만드는데 활용한다. 대상은 차별을 받아봤거나 목격했거나 한 경험이 있는 8세~24세 전북도민이다.

작성방법은 차별 경험과 목격담을 육하원칙에 맞게 쓰고 본인이 원하는, 적절한 해결방법을 제시하는 거다.

가명으로 제출할 수 있으나 시상은 불가하다. 가명으로 제출하지 않더라도 익명성을 보장한다.

참여를 원할 시 9월 20일 자정까지 신청해야 한다. 신청양식은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JBCSDdiscriminationcontest), 구글폼(https://forms.gle/7GCZ19DW4NmXph4M8), QR코드로 보내면 된다.

사례 내용을 영상, 그림, 노래 같은 다른 형식으로 추가 제출할 수 있다. 이 경우 메일(jbcsd2019@naver.com)로 보내면 된다. 동점자 발생 시 선정에 영향을 미친다.

우수사례 발표와 시상은 10월 2일 저녁 7시 전북도교육청 8층 회의실이다. 우수사례 선정은 연령대별로 한다.

연령은 가(8세~10세), 나(11세~13세), 다(14세~16세), 라(17세~19세), 마(20세~24세)로 구분한다.

연령대별 우수사례 5명에게는 도교육감상, 전북지속협의회장상은 연령대별 좋은 사례 5명에게 각각 전달한다.

심사기준은 △본인이 원하는 해결방법을 제시했는가△심사위원 중 과반 수 이상 공감했는가△육하원칙에 맞게 작성했는가△피해자와 가해자가 명확하게 나타났는가, 개연성 있는가가 대표적이다.

뽑힌 사례는 도교육청에 전시하고 신문 연재 등 홍보할 계획이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