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전주시 여의동에 터를 잡고 1세대 대형복합매장 붐을 일으켰던 농협하나로클럽 전주점(지사장 윤갑현)이 20년 만에 대대적 변화를 꾀했다.

단순히 낡은 시설물의 교체를 넘어 '농협' 브랜드로서 부끄럽지 않은 전문 농·축산물 1차 식품 전문 매장으로서 '환골탈태' 하겠다는 각오다.

지난달 22일 시작된 리모델링 공사는 15일 광복절을 꼬박 채우고서야 16일 가오픈을 시작할 수 있었다.

오전 8시에 문을 연 하나로클럽 전주점 주차장은 오랫만에 활기가 돌면서 수많은 차들이 끊임없이 주차장을 메웠다.

습한 날씨를 피해 매장 안으로 들어서니 하얀 빛깔의 탁트인 매장이 고객들을 맞이했다.

매장 자체가 거대한 냉장고 같았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야 찾을 수 있었던 채소와 과일, 육류 등이 매장을 둘러싸고 고객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었다.

사람들의 통행이 방해되지 않도록 매대 간 간격도 충분했다. 다음주부터 시작될 추석선물세트 진열을 위한 공간이 비워진 것을 제외하고는 이미 만반의 준비가 끝난 상황이었다.

기존에 1층에 위치해 있어 하나로마트의 정체성을 훼손했던 일반생활용품들은 과감히 지하로 내려갔다. 입점 매장들도 지하에 속속 자리를 잡고 있었다. 8월 말쯤이면 모든 재정비가 끝나고 명절 성수기를 치러낼 수 있는 상태였다.

이날 하나로마트를 찾은 권혜령(28, 전주시 송천동)씨는 "공사할 때 헛걸음 하고 오늘 다시 와봤는데 농산물들을 1층에서 충분히 고를 수 있어 장 볼 때 더 편해진 것 같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번 리뉴얼에 대해 하나로클럽 전주점 관계자는 "당초 예상보다 추가되는 것들이 많아 최종적으로는 58억 원의 예산으로 공사와 상품구성 등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농협의 얼굴인 농축산, 수산, 과일 등 1차 식품을 매장 전면에 배치해 하나로마트에서만 만날 수 있는 기획을 확대해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번 리뉴얼의 가장 큰 변화는 농산품의 '전면화'와 '다면화'로 꼽은 하나로클럽은 리뉴얼 이전보다 농산품의 종류를 2배 이상 늘렸고, 품질도 A급 이상으로 구성했다.

전주점 관계자는 "이번 변화를 통해 1차 식품 전문 판매점으로서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변화가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양재점을 비롯해 전국 매출 최상위권 매장을 전두지휘했던 윤갑현 신임 지사장의 용단도 한 몫 했다. 윤 신임 전북지사장은 매장실무부터 차근차근 밟아온 유통전문가로서 지난 6월 전북지사장으로 임명된 후 곧바로 리뉴얼 준비에 돌입한 것이다.

하나로클럽 전주점의 양적·질적 동반성장을 목표로 하는 윤 지사장은 "침체되어있는 하나로클럽 전주점의 매장 분위기를 쇄신해 고객들에겐 선택받고, 직원들은 일하기 좋은 매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변화가 그간 너무 많은 공산품 위주의 구성과 품질이 낮은 농산물 판매로 하나로클럽만의 색깔이 없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워 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홍민희기자·minihong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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