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를 비방한 것이 잘못이냐. 일본 불매 현수막도 철거하라.”

일본 경제보복 규탄의 목소리가 사회 전반에서 높아지는 가운데 이에 반하는 사건이 발생해 도민들에게 황당함을 안기고 있다.

12일 전주시와 전북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A씨(54)는 ‘노재팬’(NO JAPAN) 운동을 항의하는 자신의 현수막을 철거했다는 이유로 전주시청 소속 공무원 3명을 폭행한 혐의(공무집행방해)로 불구속 입건됐다.

A씨는 지난 6일 송천동 한 아파트 앞에서 “문재인 하야하라” 등 현 정부를 비방하는 내용의 현수막 7개가량을 내걸고 ‘노재팬(NO JAPAN)’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를 본 인근 주민이 전주시에 “불법현수막이 내걸렸다. 철거해 달라”고 민원을 접수, 민원을 접수한 덕진구청 소속 공무원은 A씨가 내건 불법현수막 2개를 철거했다.

A씨는 현수막 철거 당시와 하루 뒤인 7일 오전 9시 10분, 같은 날 오후 2시 30분 등 수차례에 걸쳐 불법현수막이 걸린 장소를 공무원에 알리며 “전주시에 걸린 모든 현수막을 철거하라”고 반발했다. A씨의 반발로 현장반 등 덕진구청 공무원 4명이 출동했으며, A씨가 지적한 불법현수막은 NO JAPAN 현수막이 주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반발은 1시간 뒤인 이날 오후 3시 30분 덕진구청 담당 부서에서도 이어져 고성과 함께 공무원 3명을 꼬집고 밀치는 등 실랑이가 과격하게 오갔다. 당시 상황은 덕진구청 공무원이 경찰에 신고를 접수, A씨가 경찰에 현행범으로 붙잡히면서 마무리됐다.

A씨는 경찰에서 “왜 내 현수막만 철거하느냐. NO JAPAN 현수막도 철거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와 피해자를 소환해 진술을 확보하는 등 사실상 조사는 모두 마쳤다. 사실관계에 이견이 없고 명확한 만큼 이르면 이번 주 안으로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고 말했다./권순재기자·aonglh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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