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기 농진청 원예특작과학원 약용작물과 과장
 
인류는 자연에서 식량을 얻기 시작하며 이와 동시에 약초를 접하고 활용하게 됐다. 서양에서는 조리와 미용, 향장 등 생활문화로서 허브산업이 발달했고, 동양에서는 약초산업이 전통 한의학의 근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우리나라에는 약 1,000여 종의 약초가 자생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삼, 여성에게 좋은 당귀, 칡의 뿌리 부분인 갈근과 폐에 좋은 길경 등이 있다.
  이러한 약초는 전통의 한방 약재뿐만 아니라, 바이오경제의 생물자원으로서 그 가치와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또한, 관련 산업도 신약소재와 기능성 식품, 화장품, 생활용품 등으로 외연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식품분야에서 약초는 재배기술 발달과 참살이 바람 속에서 신선채소와 기능성 식품으로 변신하고 있으며, 한약재의 이미지를 벗어나 음료와 과자, 술, 그리고 비빔밥 등 다양한 약선 음식으로 개발되고 있다.
  한편, 최근에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일반 차(Tea)가 커피나 탄산음료 대용으로 소비자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시장 규모도 꽤나 커졌다. 몸에 좋은 음료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남에 따라 유명 커피 업체뿐 아니라 스타트업 업체들까지 관련 사업에 뛰어들며 차 음료 시장 키우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차 소매시장 규모는 2017년 4,167억 원으로, 2014년 3,453억 원보다 20.7% 증가했다. 2017년 매출 기준으로 보면 침출차?고형차 대 액상차의 비율은 7:3 정도이고, 액상차의 시장 규모가 점차 증가세를 보이는 것이 전체 차 시장 증가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추세라면 우리나라 차 시장은 2020년 약 5,000억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우리나라 차 시장은 선택의 폭이 그리 넓지 않다. 카페인 때문에 하루 여러 잔의 커피를 마시기 부담스러울 때 차를 선택하게 되는데, 사무실에는 녹차, 홍차, 현미차 정도만 비치돼 있다. 미세먼지, 황사 등이 심해짐에 따라 미세먼지 제거에 도움이 되는 오미자차, 도라지차, 모과차 등이 티백 제품으로 출시되고 있고, 건강식품 쇼핑몰에서 오미자차, 어성초차, 노니차, 우엉차, 카카오차, 결명자차, 라벤더차, 도라지차 등을 팔고 있지만, 흔히 알고 있는 차 종류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최근 약초 차 개발이 가능한 국산 약용작물을 분석하고 감초 등 48개 약초를 선별했다. 그리고 소비자 편리성에 부합한 새로운 제형 연구와 나아가 국민건강을 위한 신규 차 개발에 대한 기초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 연구가 완료되면 기존의 차 원료의 다양성을 확대시켜 산업체에서는 차 산업의 부가가치를 추진할 수 있으며 농업인은 산업체와 계약재배를 통한 안정적 소득 창출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무엇보다 소비자는 자신의 건강에 보다 적합한 약초차를 선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현대인들은 불규칙한 생활 습관과 과중한 업무, 그 밖의 여러 가지 이유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피로를 달고 살아간다. 커피를 즐겨 찾는 현대인들에게 만성피로와 무력감, 오후의 나른함을 없애주고 원기 회복에 도움을 주는 ‘약초 차’가 하루 빨리 선보일 수 있도록 연구에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