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가 부담은 되지만 그래도 불안에 떠는 것보다는 낫죠.”

지난해 A씨는 원룸에서 혼자 자취하던 중 도둑이 침입한 사건을 겪었다.

대학생 신분인 A씨는 가족에게 부담이 되지 않기 위해 학교 주변 월세가 저렴한 원룸에서 자취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원룸은 보증금 100만 원에 월세 10만 원으로 허름한 방범창을 제외한 방범시설을 전무했고, 도둑은 이 방범창을 뜯어내고 침입해 그녀의 현금과 노트북 등을 훔쳐 달아났다.

A씨는 “한 밤중에 갑자기 인기척이 느껴져 눈을 떠보니, 도둑이 물건을 뒤지고 있었다”며 “혹여 소리를 지르면 도둑에게 해코지를 당할까봐 두려움에 떨면서 자는 척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녀는 이 사건 이후 CCTV와 현관문 도어락 등의 방범시설을 갖춘 원룸으로 이사했다.

비용은 기존에 거주하던 원룸에 비해 5배가 비싼 50만 원이지만, 그녀는 불안이 아닌 부담을 선택한 것이다.

이 같이 최근 전국적으로 1인 여성 가구 대상 범죄가 잇따르자 경제적 부담에도 불구, 방범시설이 갖춰진 원룸을 찾는 이가 늘고 있다.

실제 도내 해마다 여성을 대상 범죄 중 주거침입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전북지방경찰청의 최근 3년 간 여성을 대상으로 주거침입 범죄 건수는 지난 2016년 105건, 2017년 194건, 지난해 265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전날 전북연구원이 발표한 ‘2019 통계로 보는 전북 여성의 삶’에서 도내 1인 여성 가구의 비율은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북 지역 1인 여성 가구는 2010년 10만 4604명, 2015년 11만 3793명. 2017년 12만 505명으로 해마다 늘고 있어 이 같이 1인 여성들이 방범시설을 갖춘 원룸을 찾는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주시 금암동 한 공인중개사는 “기존에 대학교 주변 원룸 선호도가 학교와의 거리와 비용에서 방범시설을 물어보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며 “최근 원룸에 거주하는 1인 여성에 대한 범죄가 잇따라 발생한 점이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CCTV와 현관 카드키 등 방범시설 강화한 여성전용 원룸의 경우 월세가 45만 원에서 50만 원이지만 찾는 이들이 있다”며 “특히, 대학교에 진학해 처음 자취하는 여성의 부모는 원룸에 주인세대 거주 여부도 묻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모들이 원룸에 주인세대가 거주할 경우, 방범시설 관리 등에서 타 원룸보다 더욱 신경쓸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김용기자‧km4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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