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화당이 사실상 분당수순을 밟고 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합당에 반대해 호남을 지역기반으로 창당한지 불과 1년5개월만이다. 어려울수록 당이 심기일전 몸집을 불려 총선에 임해야 한다는 정동영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와 제3지대 정당 창당을 주장하는 유성엽 원내대표 등 반당권파의 첨예한 대립은 이견을 좁히는데 실패했고 반당권파는 결국 제3지대 정당 창당 준비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가칭 대안정치)'를 출범시켰다.
창당이후 지금까지 당지지율은 2~3%를 크게 넘어서지 못했던 평화당이다. 최근엔 1%대의 지지율로 내려앉은 여론조사 결과도 나오고 있다. 당의 존립자체를 의심받을 수밖에 없는 위기란 지적이 크게 틀린 말이 아닐 정도다.
21대 총선이 코앞인데 소속의원들의 위기감을 클 수밖에 없고 살길 찾기 위한 몸부림은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으로 받아들여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내분이 있을 수밖에 없고 심각한 의견차는 결국 서로 갈라서자는 마지막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우리는 그간 한국정치사에서 수없이 봐왔기 때문에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니다.
하지만 이들의 갈등을 보는 도민들 더나가 호남인들의 마음은 편하지 않다. 전북의 경우 10명 국회의원중 평화당소속이 5명이다. 그런데 이중 2명은 비당권파에 몸을 담았다. 20대 총선에서 7명의 국민의당 소속 후보들을 당선시켜 줬지만 1명은 바른미래당으로 또한명은 무소속으로 그리고 평화당소속이된 5명중 2명은 이제 새로운 당을 만들겠다며 이별을 통보했다. 총선직후 강력한 하나 된 힘을 형성했던 전북 야권이 4분5열 되고 있는 것이다.
자신들의 출중한 정치력과 정치적기반이 당선의 힘 일수도 있었겠지만 지난 총선 당시 호남 민심은 특정정당 싹쓸이 정치판에 경종을 울리고 지역을 위한 건전한 새정당 탄생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리고 그 기대가 표로 이어지며 국민의당은 녹색돌풍을 일으키며 호남에서 제1당의 위치에 오를 수 있었다. 그럼에도 그런 정당의 후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정당이 지리멸렬 끝에 공중분해 될 위기라니 씁쓸할 뿐이다.
‘대안정치’측은 내년총선에서 원내 1당이 되겠다고 호언했다. 하지만 벌써부터 정치적 가치나 노선은 보이지 않고 또다시 호남에 기댄 총선용정당의 탄생만 그려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심을 제대로 봐야 한다. 전북의 민심, 호남의 민심이 정말 제3지대 정당을 원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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