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웅걸 전주지검장(53·21기)이 17일 사의를 표명했다.

윤 지검장은 윤석열 차기 검찰총장의 연수원 두 기수 선배다.

윤 지검장은 이날 오후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 사직인사 글을 올려 “부드러운 칼을 먹고 물고기가 산란하듯, 추상과 같은 칼의 속성은 간직하면서도 인간에 대한 애정은 잃지 않음으로써 부디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검찰로 거듭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면서 소회를 밝혔다.

소회와 함께 “환부만 정확하게 치료하는 명의(名醫)와 같이, 검찰권은 문제부분만 정밀하게 도려내는 방식으로 사회의 병리현상을 치료하는데 행사돼야 할 것이다”며 “우리 검찰의 선배들이 오랜 경험을 통해 남겨주신 ‘외과수술식 수사’라든지 ‘칼은 찌르되 비틀지는 말라’는 등의 말씀을 우리 모두가 깊이 새겼으면 좋겠다”고 쓴소리를 했다.

앞서 윤 지검장은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검찰개혁론을 이프로스에 올려 “검사는 객관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직접수사 대신 수사지휘에 집중함으로써 ‘팔 없는 머리(Kopf ohne Hände)’로 돌아가자”고 주장한 바 있다.

전남 해남 출신인 윤 지검장은 영등포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뒤 제31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창원지검에서 검사를 시작해 수원지검 공안부장과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2차장 등 공안 분야 요직을 거쳤다. 2015년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검 기획조정부장, 제주지검장 등을 지냈다.

윤 지검장의 사의 표명은 지난달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검사장급 이상 간부로는 여덟 번째다. 윤 지검장 퇴임식은 24일 열린다./권순재기자·aonglh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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