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방식 바꾸고 아이들에 자율권··· 학교에 행복이 찾아왔다

<-전북교육 미래 학교혁신에 달렸다-선생님이 쓰는 혁신학교 이야기>정읍 태인중 자율동아리 확대 학생 스스로 운영하며 가르쳐 선후배 관계 돈독 성장 쑥쑥 이수화 기자l승인2019.07.12l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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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에서 혁신학교를 시작한 지 올해로 9년째, 아이들을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한 입시 위주 경쟁교육은 여전하다.

대입체제가 바뀌지 않는 이상 혁신학교는 이상일 뿐이라고 지적하고 혁신학교가 대체 뭐냐고 묻는 이들도 여전하다.  

그러나 학생들이 삶을 제대로 살도록 돕는, 배움이 곧 삶인 참교육에의 갈망 또한 적지 않다.

도내 혁신학교 선생님들이 들려주는 진짜 혁신학교 이야기에 귀기울여보면 어떨까. 학교현장에서 매일 학생들을 마주하는 교사들이 수업방식을 바꾸고 아이들에게 자율권을 주며 그들의 변화를 묵묵히 지켜봤다.

▲ 자율동아리 확대로 학교를 접수한 학생들, 정읍 태인중
저출산으로 학생 수가 급격히 감소하는 지금. 학생이 꾸준히 증가하는 농촌학교가 있다. 바로 정읍태인면에 위치한 태인중학교다. 학생 수가 늘어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한 명의 학생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교사, ‘교사가 행복해야 학생이 행복하다’는 신념을 가진 교장선생님, 학교 문턱이 낮아 텃밭 가꾸기와 밴드 활동을 하는 등 교육 주체로 똘똘 뭉친 학부모가 있어서다.

태인중은 학생 스스로 교육 주체가 돼 교육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그 중 하나가 자율동아리 확대다.

기존 학교 치어리딩 팀, 자율농구 동아리, 독서 동아리 뿐 아니라 성경공부 동아리, 컴퓨터 자격취득 동아리, 독서토론 동아리, 미술 동아리를 추가했다.

담당 교사가 있지만 학생 스스로 운영하며 서로 배우고 가르친다. 이 과정에서 선후배 관계가 돈독해지고 동료의식이 생기다 보니 한 뼘 성장한 기분이라고.

각종 행사도 학생들이 주관한다. 교육 주체가 돼 훗날 민주시민으로서 역량과 자질을 갖도록 교육받는다.

올해도 행사 대부분을 학생회 또는 동아리 학생이 주관해 기획, 운영, 결과에 대해 논의했다. 주인의식을 가지고 학교생활을 하다 보니 학교는 그들이 접수한 거 같다.

이는 새로운 수업방식과 학년별 필요한 교육을 고민하고 실천하는 교사들이 있기에 가능한 일.

학부모들도 학생들을 지지한다. 전교생이 80명인데 이중 3분의 1가량인 학부모 20, 30여명이 공개수업에 참여한다. 학부모회 활동도 활발하다. 

▲ 숲에서 쑥쑥 자라는 군산 임피중
군산 지역에서 가장 넓은 부지(약 2만5천 평)를 소유한 임피중학교에는 200년이 넘은 고로쇠 고목과 편백나무, 전나무, 상수리나무, 배롱나무 등 다양한 수목들이 즐비하다. 생태 연못, 생태 학습장도 있다.

2013년 혁신학교로 지정된 뒤 아름다운 학교 환경을 교육과정 운영에 활용, 자연과 함께 성장하는 행복한 학교를 실현 중이다.

임피중학교에서는 연 2회 학교숲을 매개로 주제통합수업을 한다. 1학기 수업 결과물은 수행평가에 반영하고 학교숲에 전시했다.

모둠원과 함께 찍은 사진을 활용한 시, 픽토그램(pictogram 그림으로 이해할 수 있는 언어체계)으로 표현한 우리 학교 꽃, 비주얼 싱킹(visual thinking 생각의 이미지화)으로 표현한 자기소개와 친구 소개 활동지, 학교 숲 생태 지도가 대표적이다. 

2학기에는 전 교과가 교과서 안팎 숲 관련 요소를 추출해 교수-학습 지도안을 작성하고 교과별 또는 교과를 융합해 수업한다.

자연을 누리며 서로 소통하고 마음을 치유하기도 한다. 4월부터 11월까지 교직원과 전교생이 학교 뒷산 산책로를 10분 간 걸은 뒤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학교 숲에서 1박 2일’은 전교생이 학교숲에 텐트를 치고 하룻밤을 함께 보내는 활동이다.

노동의 가치와 수확의 기쁨도 누린다. 학생들은 점심시간 생태학습장에 사는 토끼와 병아리에게 줄 풀을 뜯거나 봉사활동 시간 부서별 조성한 텃밭을 돌본다. 자원한 몇몇 학생은 새장을 청소하고 모이를 준다.

▲ 뭐든지 알아서 하는 아이들, 군산대성중학교
-‘꿈 창의 감동이 있는 즐거운 학교’를 철학 삼은 혁신학교 3년차 군산 대성중은 학생자치와 민주적 의사결정을 바탕으로 한 자치공동체에 힘쓴다.

노력 덕분일까. 학생자치회는 이제 교육과정 운영에 없어선 안 될 만큼 중요하다. 소규모 학교 장점을 살려 전교생이 함께하는 다모임 회의를 정기적으로 실시한다. 각종 교내 행사도 교사가 아닌 학생자치회 주관으로 기획, 실행한다.

이들은 학년 초 ‘스스로 만드는 학생 생활 규정’을 시작으로 ‘캠프(야영) 프로그램 기획’ ‘3개교 연합 체육대회 프로그램과 규칙 협의’ ‘교과통합체험학습 모둠 활동 계획’ ‘대성문화축제 프로그램’을 주관했다.

교사 역할은 응원, 격려, 기다림이다. 선생님들은 ‘학생들 힘만으로 어디까지 가능할까?’ 걱정도 했지만 이들은 스스로 선택하고 도전했으며 실패 속 삶을 배웠다. 자신감을 높이고 가능성을 연 게 가장 큰 성과라고 입을 모은다.

교과통합 체험학습도 학생자치회 다모임 회의에서 결정한다. 학생들은 각자 관심 분야로 삼삼오오 모여 총 다섯 가지 주제(미술, IT, 공예, 역사, 방송 엔터테인먼트) 모둠을 꾸렸다.

 이들은 체험처 선택부터 사전 예약, 체험 시간, 이동 방법, 일정, 예산 운용까지 알아서 설계했다. 모둠 간 차이는 있었으나 대개 정한 시간 안에 계획한 것들을 마쳤다.

학생들은 올해부터 자율동아리를 창업동아리로 운영하는 방안도 나눈다. 동아리 운영 방법, 마을장터 참여 방법, 수익금 예산 사용 계획 등 학생자치회의에서 논의해 미미하지만 실행에 옮기는 중이다./이수화기자

 
  


이수화 기자  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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