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시 칠보면 무성리에 소재한 조선시대 성리학의 산실 ‘무성서원’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전북도는 지난 6일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43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정읍 무성서원을 포함한 ‘한국의 서원’ 9개소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공식 등재 결정됐다고 밝혔다.
이날 결정에 따라 정읍 무성서원은 경주 석굴암·불국사·해인사 장경판전, 종묘 등에 이어 국내 14번째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이번에 등재가 확정된 한국의 서원은 ▲무성서원(전북 정읍) ▲소수서원(경북 영주) ▲도산서원(경북 안동) ▲병산서원(경북 안동) ▲옥산서원(경북 경주) ▲도동서원(대구 달성) ▲남계서원(경남 함양) ▲필암서원(전남 장성) ▲돈암서원(충남 논산) 등 총 9개로 구성된 연속 유산이다.
사적 제166호 무성서원은 지방관의 향촌민에 대한 학문 부흥을 목적으로 마을 가운데 세워진 서원이다.
원래는 신라 말 유학자인 최치원을 제향하기 위한 태산사였으나, 1696년 숙종 22년에 ‘무성’이라는 이름을 내려지면서 국가 공인 서원이 됐다.
흥선대원군의 ‘서원 철폐령’ 속에서도 살아남았던 전북 유일의 서원이기도 하며, 최치원의 사상이 중심이 돼 호남 선비정신의 시원(始原)을 둔 곳이기도 하다.
도는 무성서원이 세계유산에 최종 등재됨에 따라 ‘세계유산 협약’과 ‘운용지침’ 등 국제 규범에 근거해 유적의 보존 및 관리방안을 구체적으로 마련·시행할 계획이다.
또, 서원 인지도 및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현재 운영 중인 ‘향교·서원 문화재 활용사업’ 프로그램도 확대할 방침이다.
활용사업의 경우 문화재청 공모사업을 통해 향교나 서원 등 문화재의 역사적 의미·가치를 일반인들에게 교육, 강좌, 공연, 체험 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나아가 오는 9월에는 세계유산 등재를 축하·기념하기 위한 대규모 행사도 개최할 예정이다.
도는 이번 세계유산 등재의 여세를 몰아 내년 ‘고창갯벌’, 2021년 ‘가야고분군’ 등의 세계유산 등재도 지속 추진할 고안이다.
‘고창갯벌’은 오는 8월 IUCN(세계자연보존연맹) 본 실사를 앞두고 있고, ‘가야고분군’은 내년 유네스코에 세계유산 등재신청서 제출을 준비 중에 있다.
한편, 무성서원 세계문화유산 등재로 전북은 고창 고인돌(2000년), 백제역사유적지구(2015년)와 함께 3개의 세계문화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이밖에 판소리(2003), 매사냥(2010), 농악(2014) 등의 다수 인류무형유산도 보유 중으로, 명실상부한 세계문화유산 도시로 평가되고 있다.
송하진 도지사는 “이번 무성서원 세계유산 등재로 전북 문화유산의 우수성이 다시 한 번 입증 됐다”면서 “전북문화의 자부심과 자존의식을 가지고 앞으로도 전북 지역 문화유산이 세계 속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승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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