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가정간편식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간편식은 준비된 재료를 한 봉지에 넣어 조리 한번으로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한 반제품과 전자레인지나 끓는물에 데우기만 하면 먹을 수 있는 완제품이 있다. 20~30대 젊은 소비자들과 1인가구원 등은 이 간편식으로 건강도 챙기고 시간도 아낀다. 때문에 최근에는 이러한 가정간편식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가정간편식 매출액이 2013년 3,727억원에서 2018년 9,026억원으로 2.4배 성장했다. 특히, 요즘에는 양념된 닭날개, 쇠고기미역국, 소막창, 소불고기, 돼지족발 등 축산물을 활용한 요리까지 다양해지고 있어 젊은층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런데 축산물을 이용한 가정간편식에 국내산 축산물이 외면당하고 있어 축산업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한국여성소비자연합의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다는 쇠고기미역국의 경우 6개 중 5개가 호주산 쇠고리를 사용하고, 국내산 쇠고기를 사용하는 제품은 1개였다. 나머지 축산물을 이용한 가정간편식 역시 대부분 수입산 축산물이 사용되고 있었다. 이유는 젊은층이 가격대비 성능을 뜻하는 '가성비'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맛에서 차이가 없는데 굳이 비싼 국내산 축산물을 이용한 간편식을 사먹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마트 등에서도 비싼 국내산 제품을 취급하기를 꺼려하고 있다. 아울러 식품업계에서는 국내산 축산물을 사용하는데 규격이 일정치 않다는 불만도 내비친다. 국제시장에서 경쟁하는 수입육 가공업체들은 식품업체가 요구하는 규격을 정확히 맞추는데, 국내산 취급업체들은 들쭉날쭉한 제품으로 공급해 이중으로 손질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래저래 국내산 축산물이 설 자리가 부족하다. 하지만 정부와 기관이 도와줄 방법이 없는 것 같다. 결국, 국내산 축산업계가 살 길을 모색해야 한다. 저등급 한우나 육으로는 값싼 수입육과 경쟁토록 하고, 맛과 영양을 고려한 고급화 전략으로 또 다른 소비자의 지갑도 열어야 한다. 이와 함께 규격도 통일해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아울러 한우조합 등이 레시피를 개발해 간편식 시장에 직접 뛰어드는 것도 고려할만하다. 모든 유통업이 무한경쟁에 처해 있다. 한우 등 국내 축산업계 역시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게 정상이다. 점차 제품 선택에서 냉정해지고 있는 우리 소비자에 적응해 나가는 게 축산업계의 살 길인 것 같다.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