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오후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인사한 뒤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판문점 연합뉴스
▲ 30일 오후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께 만나고 있다./사진=판문점AP,연합뉴스

2019년 6월30일 오후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남북미 정상이 역사상 처음으로 한자리에서 만났다. 종전선언 이후 66년 만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46분, 미국 현직 대통령으로는 최초로 북한 땅을 밟았다. 청와대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을 마치고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판문점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평화의 악수’를 나눴다. 이어 순식간에 김 위원장의 손을 잡고 월경해 북한 땅에 발을 디딘 역사를 기록했다. 2018년 4.27 남북정상의 깜짝 월경이 다시 연출된 순간이었다.

▲트럼프-김 위원장, 비핵화 대화 재개 합의...곧 실무협상 가동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남측 구역으로 이동해 기다리고 있던 문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고, 자유의집에서 60여분간 회담을 가졌다. 약식 회동이 아니라 사실상의 3차 북미정상회담이라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 제안으로 이뤄진 이날 회담에서 북미는 지난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멈춘 비핵화 협상을 재개하는 데 합의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백악관으로 초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직후 “우리는 속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포괄적 합의가 목표”라면서 폼페이오 장관 주도하에 비건 대북특별대표가 중심이 돼 2~3주 내 북미가 팀을 구성, 실무협상을 진행할 것”이라며 밝혔다.

이어 “많은 비판이 있었던 하노이 회담이 성공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오늘과 같은 만남이 이어졌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SNS로 급하게 제안한 것에 김 위원장이 응답해 줘 “고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동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오전에 가진 한미정상회담과 DMZ 오울렛초소 방문 등에서 북미 두 정상간 판문점 상봉의 역사적 의미를 거듭 강조하면서 대화의 중재자·촉진자 역할을 해냈다.

▲문 대통령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큰 고개 넘어"

문 대통령은 “오늘의 만남을 통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평화프로세스가 큰 고개를 넘었다는 생각”이라며 “전세계, 남북 8천만 겨레에 큰 희망을 줬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의 판문점 회동 전격 제안에 "트럼프 대통령의 과감하고 독창적 접근 방식에 경의를 표한다"고도 했다.

김 위원장은 회동 시작 전 발언에서 “오랜 적대 관계였던 두 나라가 평화의 악수를 하는 것 자체가 어제와 달라진 오늘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의 각별한 관계를 언급하며 “(트럼프)각하와 나 사이에 존재하는 훌륭한 계기가 아니라면 이런 하루만의 상봉이 이뤄질 수 없었을 것으로 본다”며 “이런 관계가 남들이 예상 못하는 계속 좋은 일들을 만들면서 우리가 맞닥뜨리는 난관과 장애들을 극복하는 그런 신비로운 힘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북미 비핵화 대화가 긍정 기류를 타면서 하노이 회담 이후 경색됐던 남북 관계도 다시 활력을 찾을지 주목된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한미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에서 “우선 북미 대화에 집중하고 남북 간 대화는 다음에 다시 도모할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핵화 대화의 동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남북 대화도 적극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최홍은기자·hii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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