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종’과 ‘튀기’ 발언으로 문제가 불거진 정헌율 시장의 사과에도 전국 다문화가족단체과 사회단체들의 사퇴 목소리가 전국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28일 익산시청 앞에서 대구 대전 정읍 등 전국에서 모인 다문화가족 450여명은 집회를 열어 “ '잡종' '튀기‘ 등 막말 발언으로 다문화가족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정 익산시장의 사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정 시장의 발언으로 한순간에 우리 자녀들은 잡종이라는 꼬리표를 달게 됐다”라며 분노를 표출했다.

또한 “정 시장의 발언은 잘못된 용어의 선택이 아닌 인식의 문제이다”며 “잡종이란 말을 들은 우리 아이들이 순종이어서 당당한 아이들보다 더 훌륭한 아이들로 키워내겠다”며 울분을 토해냈다.

이에 전북다문화가족지원센터협회 장진원 부회장은 “한국에서 수십 년간 생활하며 차별받은 이주여성들이 정 시장의 자녀를 대상으로 한 혐오발언으로 인해 폭발한 것”이라며 “정 시장의 발언과 발언의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한 것은 다문화가족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시각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일을 계기로 다문화가족에 대한 인식 개선과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주여성들은 정 시장 사퇴와 인권차별에 대한 강력처벌, 차별금지법 제정 및 가이드라인 수립 등을 요구했다.

한편, 정 시장은 집회에 참석해 사과의 뜻을 전하려 했으나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7일 정 시장은 부적절한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며 자숙의 모습을 보이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정 시장의 막말 사태는 지난달 11일 원광대학교에서 열린 다문화가족 베트남·몽골 등의 다문화가정 600여 명이 모인 자리에서, 생물학적, 과학적으로 얘기한다면 잡종 강세라는 말도 있지 않으냐. 똑똑하고 예쁜 애들을 사회에서 잘못 지도하면 파리 폭동처럼 문제가 될 수 있다“ 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시장은 ‘잡종 강세’라는 발언이 다문화가정 자녀의 우월성을 칭찬하기 위한 발언이라고 해명하면서 또 한번 “튀기들이 얼굴도 예쁘고 똑똑하지만 튀기라는 말을 쓸 수 없어 (잡종이라고) 했다”고 적절치 못한 단어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김용기자‧km4966@ 익산=김익길기자·kimtop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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