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원 전북체육회 사무처장
 
지난 5월 대한민국 미래 체육 꿈나무 양성의 산실인 제48회 전국소년체육대회가 ‘비상하라 천년 전북, 하나되라 대한민국’이라는 구호 아래 전북에서 성공적으로 치러졌습니다. 전라북도는 소년체전을 지난 1983년과 2004년에 이어 올해 15년만에 다시 개최했고 이번 체전에서는 총 36개 종목(초등부 21·중등부 36)의 선수와 임원 등 1만7,000여명이 참여해 선의의 경쟁 속 화합과 우정을 다지는 체육 대축제로 꾸며졌습니다.
  소년체전은 과도한 경쟁을 막고 어린 선수들의 사기진작 등을 위해 시·도별 종합순위는 발표하지 않고 있지만 전북 선수단은 도민들의 성원과 격려에 힘입어 역대 최고 성적인 금메달 32개, 은메달 25개, 동메달 30개 등 총 87개의 메달을 획득했습니다. 이는 선수들의 투혼과 도민들의 관심과 성원이 만들어낸 값진 결과물입니다.
  이처럼 성공적으로 소년체전을 치렀지만 마냥 기쁘지는 않습니다. 바로 엘리트 꿈나무 육성인 소년체전 폐지론이 일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4일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혁신위원회는 엘리트 육성시스템 전면 혁신과 일반 학생의 스포츠참여 활성화를 골자로 하는 권고안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발표는 지난 5월에 이은 2차 권고안입니다.
  권고안의 일부 내용을 살펴보면 기존 초중학생 선수가 참여한 소년체전을 학교 운동부와 학교 스포츠클럽이 참여하는 스포츠축전으로 확대 개편하고 기존의 소년체전 초등부는 권역별 학생스포츠축전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또 선수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주중의 전국규모대회를 주말 대회로 개최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권고안에는 체육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은 것 같아 아쉬움이 남습니다.
  소년체전은 대한민국 체육 발전을 이끌 청소년(학생)의 잠재력을 키우고 체육의 교육적 가치를 실현하기위해 지난 1972년 제1회 대회를 개최했습니다. 그러다 시도간 과열경쟁과 훈련으로 인해 선수들의 수업결손이 심화 돼 1989년부터 1991년까지는 시도 단위로 전환 돼 운영했습니다. 그렇지만 학교 체육에 대한 전국적 관심과 열기가 위축 돼 1992년부터 다시 종합대회로 개최해오고 있고 선수들의 수업결손 등을 막기위해 개·폐회식 미운영, 주말부터 4일간 개최 등의 개선책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번 권고안이 발표된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학교체육을 말살하는 스포츠혁신위원회의 2차 권고안 철회를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으로 한 청원 동의가 현재 진행중입니다. 이는 합리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대책이 아닐 뿐더러 체육 현장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아 전국에 있는 체육인들의 반감을 샀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입니다. 근시안적 대책은 미래 국가대표를 꿈꾸며 지금 이 순간에도 구슬땀을 흘리는 어린 선수들에게 희망이 아닌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키게 됩니다.
  소년체전은 전국체육대회와 함께 우리나라 체육 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이자 체육 강국에서 체육 선진국으로 비상하는 밑거름입니다. 이제라도 체육계와 교육계 전반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학교 체육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해 재논의가 이뤄져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최근 폴란드에서 막을 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태극 전사들이 한국 남자축구 사상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차지하고 돌아왔습니다. 이들의 활약은 대한민국 체육이 언제나 국민의 희망과 감동이며 세계에 대한민국을 널리 알리는 민간 외교관의 역할을 체육인들이 할 수 있음을 보여준 스포츠의 결과물입니다. 이같은 스포츠의 순기능을 잊지 말고 미래 지향적인 체육문화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도민 모두 힘을 모아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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