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족 자녀 비하 발언으로 문제가 불거진 정헌율 익산시장이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인권교육, 재발방지책 마련 등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아 다문화가족단체들의 화만 돋우고 있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25일 오전 11시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전국이주여성쉼터협의회, 한국다문화가족, 건강가정지원센터협회 등에서 진행한 규탄 기자회견장에 참석해 “익산시에서 다문화가족에 대한 정책을 펼쳐, 익산시를 다문화 1등 도시로 만들어 사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주여성단체가 요구한 인권교육 등에 대해 “인권교육 문제는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다”며 “앞으로 다문화 정책을 펼침에 따른 사죄에 대한 진정성을 봐달라”고 말했다.

반면 이들 단체는 정 시장의 사의 표명이 사태 수습을 위할 뿐 진정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주여성 단체는 “정헌율 시장과 익산시청은 사과를 받는 최소한의 조건조차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정 시장의 막말 사태는 지난달 11일 ‘2019년 다문화 가족을 위한 제 14회 행복나눔 운동회’ 축사에서 “생물학적, 과학적으로 이야기 한다면 잡종강세라는 말도 있지 않느냐”며 “똑똑하고 예쁜 애들은 사회에서 잘못 지도하면 프랑스 폭동처럼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발언으로 촉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일부 언론과의 통화에서 ‘튀기’ 등 다문화가족 자녀에 대한 비하발언이 이어짐에 따라 지역에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이들 단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혐오 발언이 문제임을 인지하지 못하는 정 시장은 자진사퇴하라”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평화당 전북도당에 정 시장의 사퇴와 제명 등을 요구하는 등 재발 방지 마련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편, 이날 민주평화당 전북도당은 보도자료를 통해 “정 시장의 부적절한 용어를 사용함에 따라 빚어진 다문화가족의 항의집회와 방문에 관련해 상처받은 당사자 분들과 도민들께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며 “고위공직자가 행한 말의 정도가 잘못되었다는 점을 인정하고 추후에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위를 가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고 밝혔다.

이어 “정 시장의 제명과 당내 추천인사에 대한 인권교육에 대해서는 심도 있게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김용기자‧km4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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