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병합 이전 대한제국기부터 일본 제국주의의 전주 자산 훼철 사실이 처음으로 발견됐다.

해당 기록물은 전주시가 추진한 전주 기록물 수집 공모전에 출품된 엽서로, 일본인 ‘미츠오카(光岡)’가 1910년 5월 1일 오카야마현(岡山縣)의 친척에게 보낸 편지다.

편지에서 ‘경기전 정리 감독’이라 밝힌 미츠오카는 정리 도중 조선임금이 타던 어가(御駕)와 여러 보물을 발견했다며, 그 종류와 규격까지 알리고 있다.

이어 전주 일본인 민회(民會)가 경기전 일부를 임대해 공원으로 만들 계획이며 민회 회장은 ‘시바타 가네카츠(柴田兼克)’라 밝히고 있다.

시바타 가네카츠는 ‘전주 일본군영 유치위원회’ 핵심 인물로 활동했으며 1919년부터 1921년까지 전주면장을 지낸 인물이다.

실제 일제강점기 경기전 부지에 전주소학교와 전주공립여학교가 들어섰고 각종 행사를 위한 공원으로 훼철이 이뤄졌다.

병합 이전 대한제국기에 경기전 정리감독을 일본인이 했다는 것은 처음 발견된 사료로, 해당 인물이 경기전 보물을 약탈했을 의심의 개연성이 높다.

해당 엽서는 전주춘전상점에서 발매된 것으로 전주부 전라북도 관찰도청(선화당) 외형을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오래된 의미도 있다.

심사를 맡은 동국사 종걸스님은 “일본이 계획적으로 경기전을 훼철한 사실을 증명하는 최초의 사료”라며 “대한제국 시기부터 일본이 조선의 역사와 정신을 없애려한 명백한 증거가 담긴 역사적 가치가 높은 기록물”이라 평가했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은 기록물 수집 공모전은 지난 3월 20일부터 5월 24일까지 진행, 총 55건 598점이 접수됐다./권순재기자·aonglh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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