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화당은 지난 10일 최고위원회를 열어 박주현 국회의원의 최고위원 임명을 의결했다. 당 수석대변인과 전북희망연구소장을 맡아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박 의원을 만나 정동영 대표가 1년 가까이 비워둔 지명직 최고위원직을 맡긴 배경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눠봤다.

-최고위원에 임명되신 것을 축하드린다.

▲축하받을 일인지 모르겠다. 사실 당의 수석대변인과 전북희망연구소장의 일만으로도 하루가 너무 짧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전북발전 5대비젼을 현실화하기 위해 각종 토론회와 강연, 중국측과의 접촉 등 일이 산더미처럼 많을 뿐만 아니라, 전주발전 비젼제시를 위해 전주의 각종 지표들과 기존 정치인들의 공약들, 전북도의 정책들을 꼼꼼히 살피고 있다. 이제는 최고위원직을 수행하기 위해 잠자는 시간도 줄여야 할 판이다.

-박주현 의원이 당의 이미지와 가장 잘 어울려 최고위원에 임명되었다는 평가다.

▲민주평화당은 민주당과 개혁경쟁을 하고 있는 정당이다. 야당으로 여당인 민주당이 제대로 못할 때는 비판하고, 개혁을 회피하거나 둔감해질 때는 대안을 제시해 견인해내는 것이 우리 민주평화당의 역할이다. 이러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때 우리국민들은 호남의 개혁 세력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줄 것이라 생각한다.

지난해 정동영대표가 취임하고 제가 당의 수석대변인이 된 후부터 현 정부의 소득양극화 심화문제, 대학정책, 부동산정책, 연동형비례대표제 등에서 사실상 개혁이 후퇴하고 있는 문제를 조목조목 비판하며 정부와 여당을 개혁의 장으로 견인해 내는데 집중했다.

또한 새만금에 태양광 패널을 깔려는 정책에 대해서는 전라북도 생산의 원칙이라는 기준을 제시했고, 군산의 현대중공업과 GM대우차 폐업, 전북혁신도시의 제3금융중심지 지정보류 등 전라북도의 어려운 경제환경에 대해서는 가장 큰 목소리로 현정부를 비판하며 대안제시를 위해 동분서주했다. 이러한 활동들이 우리 당의 정체성에 부합했고, 이번에 당의 최고위원으로 임명된 중요한 원인으로 알고 있다.

-내년 총선에서 ‘전주을’에 출마하는 것으로 결정된 것인가?

▲그동안 지역구는 당에서 결정하는 대로 따르겠다고 밝혀왔다. 사실 어느 곳에 출마 해 일을 하든 상관없이 현재 전북희망연구소장으로서 할 일이 많다. 하지만 당대표님과 사무총장 등 당의 지도부로부터 전주을에 출마할 것을 지속적으로 권유받아 왔고, 전라북도 전체의 비젼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전주출마가 꼭 필요하겠다는 생각에 지금은 전주을 출마를 사실상 굳혔다.

앞으로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지역격차 해소다. 홀대받고 소외되온 전북이 든든한 경제력을 갖추도록 그래서 뒤처진 격차를 해소하고 살기좋은 지역으로 성장 할 수 있도록 비전을 제시하고 실천하는 데 매진하고 있고 앞으로 더욱 집중하려고 한다. 차별 없는 대한민국, 양극화 없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소수의 목소리도 존중하고 배려하는 성숙한 민주주의를 꼭 실현하고 싶다.

-전북희망연구소 소장을 맡아 발표한 전북발전 5대비젼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전북발전 정책 개발과 방향은 어떻게 잡고 있나.

▲전북은 문화와 역사가 강한 고장이다. 하지만 문화도 역사도 세계무대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경제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훌륭한 문화도 전통있는 역사도 경제력이 없이는 과거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는 것을 세계의 다양한 국가들에서 보게 된다. 전북희망연구소 출범과 함께 전북 경제를 살리는 데 중점을 두고 핵심 5대 비전을 제시했다. 전북과학기술원을 설립해 구체적인 전북발전을 계획하고 전주광역시를 추진해 투트랙 발전을 꾀하며, 전북실버시티 조성을 통해 인구를 늘릴 계획이다. 또 새만금항을 세계적인 식품무역항으로 조성해 산업을 일으키며, 제3금융중심지 지정을 통해 항구적인 경제력을 구축하는 것이 그것이다.

-전북과학기술원 설립이 왜 중요한가.

▲매우 중요하다. 대구와 울산 지역의 과학기술원 설립과 대전과 광주 과학기술원 설립이 그 지역의 산업전략을 만들고 도시발전을 디자인했다. 따라서 전북 발전을 위한 전북과학기술원 설립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앞으로 농생명·바이오·탄소·미래차·금융·실버산업 등 차세대 성장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이에 발맞춰 과학기술원 설립이 지역혁신체제 구축의 핵심고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전북은 고급 인력수요를 뒷받침하기 위해 과학기술인재를 양성하고 관련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기관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새만금 발전이나 대기업 유치에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전북과학기술원이 설립되면 전북권 R&D허브 구축을 통한 과학기술 중심 사회를 구축할 수 있게 되며 산업의 첨단화와 고도화를 통한 지역 산업 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전주광역시는 어떤 것이며, 전주 특례시와의 관계는 어떻게 되나.

▲지금까지 우리 정부는 광역단위 위주 정책을 펴왔다. 충청권은 광역단체가 4개, 영남권은 5개가 있는 반면 호남권은 전북과 전남, 광주 고작 3개에 불과하다. 특히 전주인구의 2배 남짓인 광주광역시의 예산은 전주의 5배에 달한다. 전주와 근거리에 있는 익산을 통합하면 인구 100만 광역시를 자연스럽게 만들 수 있다. 광역시가 되면 서울에서 1시간 거리의 전주광역시라는 브랜드를 이용하여 많은 기관 이전을 기대할 수 있고, 대전 지역으로 유출되고 있는 무주 진안 장수 지역의 소비 현상과 광주로 몰리고 있는 남원, 순창, 정읍, 고창 등 중심지가 없는 전북지역의 한계를 이겨내고 전주광역시로 집중 시킬 수 있다. 국가예산의 확대외에도 지자체와 교육청 조직의 확대, 지방경찰청, 지방선관위, 법원 등의 확대로 연결된다.

전주 특례시 지정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향후 특례시 지정의 법 개정 및 향후 추이를 지켜보며 광역시 추진이 병행해야 할 것이다. 이는 서로 상충이 아니라 보완 작용으로 윈-윈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전주광역시와 전라북도 두 개의 광역자치단체로 발전을 도모한다면 전주광역시는 광역시대로, 전라북도의 다른 지역들도 스스로 주체가 돼 발전계획을 만들어갈 수 있게 된다.

-실버시티 조성 의미와 실현 가능성은.

▲전북출신 중·장년층을 대상으로하는 실버시티 조성이 필요하다.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712만명으로 전체인구의 14.2%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베이비부머 세대의 시간과 경제력은 30~40대 보다 풍부하다. 농식품부는 실버푸드시장이 2018년도 1조1000억원, 2020년에는 16조원의 성장 전망을 내다보고 있다. 호남의 인구는 전국의 25%에서 10%에 불과할 정도로 감소했다. 직장을 찾아 타지로 나간 출향민들이 은퇴 후 40년을 고향에서 지내도록 불러들여야 한다. 실버시티 조성을 통해 전북 인구 증가와 소비활성화에 기여할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인구가 증가하면 전라북도의 정치력도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 50만명이면 최소한 국회의원이 2명은 증가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국회의원 숫자가 그 지역의 힘의 크기와 비례한다.

-새만금에 세계적인 식품 무역항 조성에 대해 설명한다면?

▲새만금에 세계적인 식품무역항 조성은 전북 경제를 일으키는 핵심 포인트다. 30년동안 새만금을 만들면서도 새만금이 왜 필요한지 비전을 제시한 정부도 정치인도 없었다. 그러다보니 현정부마저도 어렵게 조성한 그 넓은 땅에 겨우 태양광패널을 깔겠다는 어리석은 결정을 하는 것이다.

중국 산동성과 친환경 식품수출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새만금에 식품 산업단지 조성을 위해 중국과 꾸준히 투자유치를 모색해왔다. 중국측 인사는 지난 5년 동안 새만금을 주시해왔지만 되는 일도, 안되는 일도 없이 별다른 희망이 보이지 않아 새만금을 사실상 포기했다고 한다. 그런 중국측의 인식을 불식시키고 ‘새만금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설득해가고 있다. 중국의 넓은 시장과 유통망, 한국의 브랜드 이미지를 더해서 ‘윈윈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다. 자국식품에 대한 낮은 신뢰도와 함께 친환경 식품에 눈을 돌리고 있는 중국의 최근 시장경향을 분석하고, 고급식품의 수입시장이었던 일본의 방사능에 대한 불안이 거대한 식품시장인 중국이 새로운 수입시장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이 거대한 중국이라는 식품시장의 필요를 새만금이 채울 수 있음을 확신하고 있다.

새만금은 수천만평의 농생명용지, 농촌진흥청 중심의 연구단지, 전북·전남·충남 등 신선한 농식품 단지, 임실의 치즈와 순창의 장류, 그리고 익산 식품클러스터 등 농식품 산업단지를 비롯한 항만과 공항 등의 중국 연계 인프라가 충분하다. 또한 전주는 비빔밥과 맛의 고장으로 명성이 나 있다.

한중 경제협력단지와 농산업클러스터를 최우선적으로 활용해 대중국 친환경식품 수출산업단지를 조성하게 된다. 새만금은 15억 인구의 중국시장과 접근성이 좋고, 중국 식품산업이 독자적으로 구축하기 어려운 'Made in Korea'라는 신뢰 높은 브랜드를 제공할 수 있어 대중국 식품 수출기지의 최적지가 될 것이다. 전북도민들에게 만금(萬金)을 제공할 기회의 땅이 될 것을 확신한다.

-전북발전 5대 비전 가운데 제3금융중심지 지정이 보류됐는데 무엇이 문제인가?

▲부산도 제2금융중심지 지정 이후 부족한 여건을 지원받아 갖춰 나갔다. 그런데 전북 제3금융중심지 지정보류 근거가 부족한 여건이라고 한다. 전북도 부산처럼 지정한 후에 지원을 통해 여건을 만들어 가면 된다. 결국은 현 정부에 대한 심상치 않은 부산의 민심을 살피느라 전북을 외면한 것이다.

전북이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선거를 통해 적극적으로 전북의 몫을 지켜내는 정치인들을 선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공천권을 행사하는 중앙당의 눈치만 보느라 할 말 못하는 정치인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금융중심지로 지정되려면 시급하게 악취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김제용지지역에 남은 177호의 축산농가에 일부는 휴폐업보상을 하고 일부는 현대화시설을 만들어서 악취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자원처리시설 11개 중에서 악취문제 해결이 어려운 시설은 이전도 고려해야 한다. 환경부와 농식품부를 설득해서 내년에 800억정도의 예산이 모두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제3금융중심지 지정보류 결정은 대통령이 사과해야 하며 곧바로 금융중심지 재지정을 이행해야 할 것이다.

새만금에 진행되고 있는 한중식품수출산업단지와 식품무역항을 중심으로 핀테크와 블록체인 등 첨단의 무역금융과 연기금 650조, 향후 1000조 이상의 운용과 맞물린다면 제3금융중심지는 성공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포부와 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나라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대학교가 가장 중심 역할을 해야 한다. 핀란드 땀뻬레대학교에서 유학하며 그 선진 교육정책을 배우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또 그곳에서 합의 공존하는 국회, 정치, 민주주의를 배우며 우리도 이렇게 만들어야겠다는 희망을 품게 됐다. 지금은 온 힘을 다해 ‘양극화 해소’와 ‘지역격차 해소’를 외치고 다닌다. 힘없는 사람과 지역을 차별하는 시대에 맞서 전북을 건강하게 살찌우고 대한민국의 양극화를 해소하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 그동안 홀대받고 희생양이 되었던 전북이 살아날 길은 오직 튼튼한 경제력뿐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전북 발전에 희망이 될 수 있는 정책 추진에 모든 역량을 발휘하겠다. 전북희망연구소가 암울한 전북의 등대 역할을 하고, 민주평화당이 대한민국의 양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연구하고 고민하고 실천하겠다. 전북도민 모두가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 전북도민의 많은 관심과 동참을 부탁드린다./김대연기자·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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