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호성동에 사는 30대 주부 정모씨는 최근 장을 보다 깜짝 놀랐다. 4살 딸아이의 건강한 식습관을 위해 먹여온 국산콩두부가 4,000원에 육박한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정씨는 "수입콩두부가 가격은 확실히 더 저렴하지만 유전자 변형 콩을 사용할 수도 있다는 얘기에 늘 국산콩두부를 사먹여왔는데 한 모에 4천 원이라면 부담스러워서 어떻게 사먹을 수 있겠느냐"며 하소연 했다.

서민들의 든든한 단백질 공급원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두부가 최근 또다시 5.6% 가격 인상되면서 '金두부'로 불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최근 국내 두부 업계 1위인 풀무원이 국산 콩으로 만든 두부의 가격을 인상해 부침용 두부 가격이 380g기준 4,150원으로 올랐다. 2012년과 2016년, 그리고 2019년까지 3년~5년 간격으로 매번 원재료 가격 인상 등의 이유로 가격을 인상해 온 것이다.

11일 가격정보 사이트인 '참가격'에 따르면 전북지역 역시 대부분의 대형마트에서 국산콩두부를 3,900원 대로 판매하고 있다. 특히 '풀무원 국산콩 한끼두부'는 소분되어 있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330g에 4,100원에 달하는 상황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회장 주경순) 물가감시센터는 원재료가격 추이, 회사 영업이익 분석 등을 근거로 가격 인상의 부당함을 지적하고 나섰다.

풀무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380g 부침용 두부가 2008년에는 2,533원이었던 것이 2012년부터 3,800원, 2016년부터는 3,950원으로 인상됐고 올해  또다시 4,150원으로 인상해 10년만에 가격이 55.9%나 인상됐다.

원재료 가격의 영향을 많이 받는 품목임을 감안하더라도 국산 콩(백태) 가격이 같은기간 12.5% 상승한 것에 비하면 과한 인상이라는 지적이다.

원재료 가격을 소비자 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않고 기업의 이윤 몫으로 가져간 것은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두부의 주요 원재료인 백태 가격이 kg당 649원 인상할 땐 두부 가격을 300원 인상했으면서 2013년과 2014년 사이 원재료 가격이 1,116원이나 하락했을 때엔 소비자가격을 변동하지 않는 이중성을 보였다.

2015년부터 현재까지 백태 가격이 4천원 대를 유지하고 있는데도 2016년과 2019년 두차례에 걸쳐 총 350원을 인상해 소비자에게 가격부담을 전가시켰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

풀무원 측은 가격 인상 근거로 원재료 가격 상승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상승을 내세웠지만 풀무원식품의 연결재무재표를 살펴보면 매출원가 및 판매관리비에서 종업원 급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17.4%에서 2018년 13.2%로 오히려 4.2%p 감소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소비자단체협의회 측은 "시장점유율이 47.1%가 넘는 선두업체인 풀무원의 가격 인상은 타 두부 제품들의 연쇄 가격 인상을 불러올 수 있어 심히 우려스러운 상태다"며 "기업의 원가정보에 접근이 어렵다는 점을 이용해 근거 없는 가격 인상은 소비자가 납득하기 어려운 만큼 소비자 편익을 침해하는 행위와 연쇄적인 물가인상 가능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홍민희기자·minihong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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