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펜젤러선교기념관(이하 아펜젤러 기념관)이 아펜젤러의 숭고한 삶을 계승시키고 우리 민족의 역사와 문화, 기독교 정신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한글성경 전시관을 국내 최초로 개관해 눈길을 끌고 있다.

아펜젤러 기념관은 11일 오후 2시 아펜젤러기념예배당에서 한글성경 전시관 개관식을 갖고, 1882년부터 1998년까지 번역된 한글성경 200여점과 사민필지, 기독신문, 신독신보 등 순 한글문서 100여점을 선보인다.

배재학당의 설립자 아펜젤러(Henry Gerhard Appenzeller, 1858~1902)는 이 땅에 최초로 서양식 근대 교육을 연 선교사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출신이며, 감리교 목사였던 그는 1885년 우리나라에 왔다. 그는 전도보다 교육사업에 주력하며, 많은 인재들을 가르쳤다.

특히, 아펜젤러는 성경번역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성경번역자회의 상임총무로 일하며, 한글성경 번역을 주도했다. 그러던 중 그는 1902년 목포에서 열리는 성경번역자회에 참석하기 위해 항해하던 중 군산 앞바다에서 선박사고로 순직하게 됐다.

아펜젤러는 그의 조사 조성규와 정신여고의 한 여학생을 구출하기 위해 3등실로 내려갔다가 구조되지 못하고 이들과 함께 목숨을 잃고 말았다.

그동안 아펜젤러 선교사가 조난당한 군산 앞바다에는 그의 숨결을 느끼기 위해 찾아오는 순례자들이 계속 이어졌으며, 지난 2007년 아펜젤러 선교사의 삶을 기리고 조명하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임춘희 목사와 100여명의 교인들은 군산 내초도동에 아펜젤러선교기념관을 짓게 된다.

임춘희 아펜젤러기념선교교회 목사는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 받던 개화기 조선을 위해 헌신하다가 마지막순간까지도 조선인을 구하려다가 군산 앞바다에서 희생된 아펜젤러 선교사의 숭고한 정신을 후세들에게 전하는 일은 우리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전시관 개관은 일제 강점기 우리 민족의 역사와 문화가 사라질 위기에서도 기독교가 한글을 성경에 담아 예배와 선교 언어로 사용함으로 민족의 나랏말과 글을 끝까지 지켜냈음을 부각시키고, 한국교회 성경번역사의 과거와 미래를 한국 기독교인들 뿐 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알기 쉽게 전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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