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구제역' 과수화상병의 확산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방역당국이 역학조사에 등 확산 방지에 나선 가운데 전북의 과수 농가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농촌진흥청(청장 김경규)은 7일 충북 충주의 사과 과수원 5곳과 제천의 사과 과수원 1곳, 경기 안성의 배 과수원 1곳에서 과수화상병 발생을 확진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확진판정이 나온 과수원 7곳은 지난해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과수원으로부터 약 5km 이내에 위치하고 있어 중점관리구역에 속한다.

특히 과거 과수화상병이 발생하지 않았던 충북 음성의 사과 과수원 2곳에서도 의심증상이 발견돼 과수화상병 발생 범위가 점차 확산되는 추세여서 과수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과수화상병은 우리나라에서 검역병해충으로 지정된 금지병해충에 의한 세균병으로 주로 사과나 배, 등 장미과 식물에서 발생한다.

감염됐을 경우 잎과 꽃, 가지와 줄기, 과일 등이 마치 불에 탄 것처럼 붉은 갈색 또는 검정색으로 변하며 말라 죽어가는 증상을 보인다.

이 병이 발생하면 과수원 전체를 폐쇄해야 할 뿐 아니라 병에 걸린 나무는 뿌리째 뽑아 땅에 묻어야 하기 때문에 '과일 구제역'이라고 불릴 정도다.

폐원한 과수원에는 3년간 어떤 과수나 기주식물도 심을 수 없고 생산기반을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데만 10년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농민들의 손해가 막심하다.

현재 농촌진흥청과 각 지역 도농업기술원, 시·군농업기술센터는 이달 3일부터 14일까지 과수화상병 확산 방지를 위해 전국의 사과·배 과수원을 중심으로 2차 발생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전북의 경우 사과 과수원이 2,275농가, 배 과수원이 461농가가 있는데 현재까진 단 한건의 의심사례도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비나 바람으로도 과수화상병이 번질 수 있고 발생지역이 전북과 멀지 않은 점에서 안심하기엔 이른 상황.

정준용 재해대응과장은 "최근 고온다습한 날씨로 인해 과수화상병 발생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과수농가에서는 올해 새로 자란 사과·배 나무가지를 중심으로 과수화상병 발생 여부를 점검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7일 기준으로 경기 안성, 충남 천안, 충북 충주·제천 등 4지역 19농가 10.1ha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홍민희기자·minihong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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