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우석대학교 교수
 
 
1780년대 증기기관(steam engine)의 등장으로 인해 개시된 ‘제1차 산업혁명’은 인류의 오랜 집단적 농경 사회를 공업과 상업의 사회로 발전시켰고,
그 결과 도시가 더욱 발달하고 자유민인 시민계층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유일한 생산 수단인 토지의 소유자인 귀족과 소작인 신분의 농민으로 구성되어 있던 봉건사회가 자유민들의 등장은 사회의 근본적인 변혁을 몰고 왔다
  1860년대 전기 에너지 활용이 계기가 된 ‘제2차 산업혁명’은 석유, 자동차, 전화, 기계 산업을 크게 일으켰으며, 20세기 들어서면서 확산되기 시작한 대량생산 체제는 선진 산업 국가들의 경제적 부를 현저히 증대시켰다.
  1960년대 반도체와 컴퓨터 그리고 ‘디지털’이라는 이름과 함께 인간 문
화사에 등장한 이른바 ‘제3차 산업혁명’은 로봇, 컴퓨터 등 ‘생각하는 기계’가 그 중심에 있었다. 이제까지의 기계가 인간의 손발이 하는 일의 보조자였다면, ‘생각하는 기계’는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이라는
‘두뇌’를 가진 인간의 대행자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서 2016년에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이“제4차 산업혁명” 을 주제로 택한 것을 계기로, 21세기는 새로운 산업형태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면서 정보혁명 보다 한 단계 진화한 혁명인‘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예측했다.  이는 스마트공장(smart factories) 또는 3D프린팅에 의한 맞춤생산(customization), 이러한 생산소비 양식으로부터 파생할 주문형 경제 모델, 다품종 소량 생산 체제가 종전의 대량 생산 체제를 대신할 것으로 예견되고, 무인운송수단(자율주행차, 드론, 항공기, 보트)의 상용화와 인공지능 내지 기계학습의 다양화, 각종 인공지능통신까지 실현되면, 바야흐로 디지털 초연결 사회가 도래할 것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4차 산업혁명으로 과학기술과 산업이 급진전할 때야말로 사람들의 인문학적 지성(intellectus)의 역할이 절실하다. 달리기는 자동차에, 나르는 비행기에, 계산하기는 인공지능에, 산업 노동은 로봇에 맡기면서, 인간이 하는 주요한 일은 이것들을 조정하고 이것들의 일들을 조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 인간에게는 균형 잡힌 통찰력, 곧 온화한 지성이 필요하거니와, 이러한 지성은 빨리 변하는 지능과는 달리 냉철한 머리와 따뜻한 가슴의 화합에서 배양된다. ‘제4차 산업혁명’의 참 주역은 ‘지능적’인 사람이 아니라 ‘지성적’인 사람, 특히 인문적 지성을 갖춘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인문학은 인간의 가치탐구와 표현활동을 대상인 언어학(linguistics)·문학·역사·법률·철학·고고학·예술사·비평·예술의 이론과 실천, 그리고 인간을 내용으로 하는 학문이 이에 포함되는데 이 내용을 바탕으로 인간을 풍요롭게 만드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즉 우리나라 방탄소년단이 미국 빌보드 앨범 차트 1위를 하고 세계 젊은이들을 열광하는 k-pop 음악을 만들어 내고 있다.  프랑스 남부지방 칸에서 열리는 영화제에서 우리나라 영화가 100년만에 최고의 상인 황금종려상의 수상도 이를 바탕으로 한다.
  지금은 4차산업시대에 있다. 이를 향유하고 선두를 달리기 위해서는 창의적이고 새로운 산업을 구상하고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는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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