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국가경쟁력이 말레이시아(22위), 태국(25위) 보다 못한 28위라는 결과가 나왔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은 평가대상 63개국 중 28위로 지난해 보다 1단계 하락했다. IMD는 매년 각국의 경제성과, 정부효율성, 기업효율성, 인프라의 4대 분야, 235개 세부 항목에 대한 평가를 통해 경쟁력 순위를 결정, 발표하고 있다.
이 평가에서 한국은 기업 효율성 분야을 제외한 나머지 3개 분야 모두에서 경쟁력을 잃으며 2015년 이후 4년 만에 순위가 하락했고 특히 경제성과 분야평가는 지난해 보다 7단계나 떨어진 27위를 기록했다. 수출이 줄면서 투자가 위축됐고 이는 취업자 증가율 하락으로 이어지며 국내경제는 지난해 9위에서 올해 16위로 떨어졌다. 무역은 35위에서 45위로, 고용은 6위에서 10위가 됐다. 
정부효율성도 노동시장 개방성 등이 악화된 것으로 평가되며 지난해보다 2단계 추락한 31위였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기업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정부재정 지원 정책 등에 영향을 받은 결과다. 정부부채가 늘고 기업관련 규제 벽이 높은 점 역시 부정적 평가 요인이 됐다. 인프라 부문 또한 예외는 아니어서 과학 분야 상승에 불구하고 기술이나 교육관련 인프라가 크게 후퇴하면서 순위하락이란 부정적결과로 이어졌다. 유일하게 기업 효율성 분야에서만 근로동기부여, 새로운 도전 능력 등이 개선되며 1년 전 43위에서 34위로 올랐다.
하지만 국가경쟁력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혁신적 평가가 담긴 3개 분야 모두에서 순위가 하락했고 국가미래 성장의 밑거름이 돼야 하는 인프라분야 부진은 반드시 조속한 대책을 필요로 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다. 기업가 정신의 상승도 좋고 도전에 대한 능력이 개선된 것 역시 바람직한 현상이긴 하지만 이런 흐름을 뒷받침 하고 끌어줘야 할 나머지 분야에서 경쟁력이 뒤처지고 있으니 우려스럽단 것이다.
이번 평가에서 1위를 한 싱가포르는 첨단기술 기반시설, 숙련된 노동력, 효율적인 창업 방식 등을 인정받았고 홍콩은 세금, 사업 정책 환경과 재정에 대한 접근성으로 인해 2위 자리를 유지했다. 정부가 일단 민간투자 분위기 확산, 경제구조 체질개선, 규제개혁 등에 속도를 내겠다고 하니 두고 볼 일이지만 이미 이들 두 국가의 예에서 답은 나왔다. 정부가 기업이 투자하고, 혁신을 단행할 수 있는 안정성을 제공할 때 국가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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