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회장 선거 방식 재검토해야

오피니언l승인2019.05.27l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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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재 문화체육부 부국장
 
전북에서 개최된 제48회 전국소년체육대회가 28일 막을 내린다. 대회에 참가한 체육 꿈나무들의 땀방울이 선의의 경쟁을 통해 인정받는 축제의 장이다. 참가 선수들은 시간이 흐르고 성인으로 성장하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엘리트 선수로 성장하거나 또는 엘리트 체육 대신 생활 체육 분야에서 활약하게 될 것이다. 또는 체육과는 다른 분야에서 사회 구성원으로 많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체육계의 큰 잔치가 벌어지는 가운데 ‘자치단체장 체육회장 겸직 금지’라는 체육계 현안에 대한 체육인들의 의견 개진은 현장에서 활발하게 펼쳐진다. 이미 잘 알려졌다시피 자치단체장의 체육단체장 겸직을 금지하는 국민체육진흥법 일부 개정법률안이 지난 1월 공포됐다. 그동안 광역이든 기초단체든 단체장이 체육회장을 겸임해 왔다. 개정법률안에 따르면 이런 관례에서 벗어나 전국의 시·도와 228개 시·군·구 체육회는 내년 1월 15일까지 새 체육회장을 선출해야 한다.
  개정법률안의 취지는 충분히 공감한다, 체육단체를 이용한 선거 등 정치적인 영향력 행사를 막고 체육단체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와 아울러 체육단체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한다는 취지다. 사실 그동안 자치단체장들이 회장을 맡는 관례에 비추어 조직도 얼마간의 정치 바람을 타기도 했다. 선거가 끝나면 당선된 단체장과 가깝다고 알려진 인사가 체육회나 정책에 관여한다는 소문도 심심치 않게 들려왔다. 또한 일부 가맹단체는 특정 후보를 돕는다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도 회자되곤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전북에서 지방선거에서 체육단체들이 조직적으로 특정 후보를 돕거나 방해한 선거범죄 등은 발생하지 않았다. 발생하거나 법적 문제로 비화되지 않았을 뿐 잠재해 있다는 비판도 일정 부분 수긍은 가지만 ‘자치단체장 체육회장 겸직’을 모든 비리의 뿌리처럼 치부하는 시각에는 반대다. 현실적으로 겸직이 주는 체육계의 긍정적인 면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나라 엘리트 체육이 지자체에 의지하는 부문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2017년 17개 시·도체육회 예산이 5100억 원에 달하고 228개 시·군·구 체육회 예산도 4800억 원에 이른다. 지방체육회가 운영하거나 지원하는 실업팀은 모두 750여 개로 국내 전체 실업팀의 80%를 넘는다고 한다. 각 시도가 전국체전에 맞춰 운영하는 실업팀이지만 대부분 비인기 종목이 많아 우리나라 엘리트 체육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자치단체장이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체육회에 주는 예산을 줄일 경우는 거의 없다. 안정적인 재정 지원이 가능하고 이는 각 체육회의 활성화로 이어지는 구조다.
  체육회장을 임명이 아닌 체육인들의 투표를 통해 선출해야 한다는 개정법률안은 기본적인 맞는 방향이다. 체육회를 체육인들이 스스로 운영해 가는 것은 반길 일이다. 다만 민주적인 절차에 의한 체육회장 선출이 가져올 부작용을 염려하는 것이다. 선거에 체육인을 이용하려는 단체장 후보와 반대로 선거에 개입해 자신의 입지를 다지려는 체육인들이 등장 할 수도 있다. 가장 우려되는 사태는 단체장과 정치적으로 정반대의 인물이 체육회장에 선출될 경우다. 양측의 갈등은 체육회의 예산 축소 등으로 돌아 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럴 경우 위에서 언급한 엘리트 체육의 뿌리는 크게 흔들릴 것이 분명하다. 물론 단체장과 체육회장이 원론적으로 정치를 초월한 상생 체제를 유지한다면 이상적이나 현실적으로 그렇게 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
  얼마전까지 지방체육회에서는 개정법률안 3년 유예를 강력히 요청했지만 최근 분위기로는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특히 체육인이 체육회장을 선출하는 민주적인 절차에 대한 정당성은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지방체육회는 당분간 체육회장을 선출하는 구조를 직선제 대신 ‘이사회 추천과 대의원 총회 선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개정법률안 취지를 해치지 않으면서 적용시 예상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이라 생각된다. 한 걸음 쉬어 가지만 부작용을 줄이며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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