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송환된 동학농민군 지도자의 유골이 125년 만에 전주 완산공원과 곤지산 일대에 조성된 동학농민혁명 추모공간에 안치돼 편히 잠들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전주시는 집강소를 설치해 아시아 최초로 근대민주주의를 실현했던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 가치를 바로세우고, 사람 중심의 동학정신을 널리 계승·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승수 전주시장과 이종민 사단법인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이사장은 24일 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6월 1일 동학농민혁명의 승전지인 전주에서 동학농민군 지도자의 유골을 동학농민혁명 녹두관에 영구 안장하는 안장식을 거행한다고 밝혔다.
이날 모셔지는 유골은 동학농민혁명 당시인 지난 1894년 동학농민혁명 때 활동하다 전남 진도에서 일본군에 의해 처형된 농민군 지도자의 머리뼈다.
이 머리뼈는 인종학 연구대상으로 삼고자한 일본인에 의해 1906년 9월 일본으로 유출된 것으로 기록돼있다. 이 유골은 1995년 7월 일본 북해도대학 표본창구에서 발견돼 (사)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의 노력으로 1996년 5월 국내로 모셔졌으나, 지난 23년 간 잠들 곳을 찾지 못해 전주역사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돼왔다.
시와 기념사업회는 동학농민혁명을 기념하고 농민군 지도자의 넋을 기리기 위해 오는 31일 전주완산도서관 강당에서 열리는 동학농민군 전주입성 125주년 기념식과 문화공연을 진행한 뒤 6월 1일 안장식을 거행키로 했다.
동학농민군 지도자는 집강소 설치와 패정 개혁안을 담은 전주화약이 체결됐던 전주에서 영면에 들게 됐다.
이와 관련, 시는 동학농민혁명의 주요 전적지인 완산공원과 곤지산 일대에 기념 공간을 조성하고 동학농민혁명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한 전주동학농민혁명 역사문화벨트 조성사업을 추진해왔다.
2016년 초록바위 예술공원 및 생태탐방로 조성, 올해 '전주동학농민혁명 녹두관'을 건립한 시는 오는 2021년까지 완산도서관 별관을 리모델링해 동학 관련 콘텐츠로 채운 홍보·교육관을 조성하는 등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 가치를 바로세우고, 동학의 정신이 스며든 전주정신 정립을 통해 전주시민들의 자존감도 높여나갈 계획이다.
이종민 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이번 안장식을 계기로 농민군 지도자가 희생으로 외치던 인간존중·만민평등의 거룩한 동학정신이 계승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동학농민혁명은 3.1만세운동과 임시정부수립, 4.19혁명, 5.18광주민주화운동, 촛불혁명 등으로 이어지며 대한민국에 민주주의를 뿌리내리게 만든 출발점으로, 125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후손으로서의 도리를 하게 된 것을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전주정신에 스며든 동학의 정신을 널리 확산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주는 고부에서 봉기한 동학농민군의 목표인 전라감영의 소재지이자 전주성 입성 후 전주화약을 계기로 각지에 집강소를 설치해 대한민국 역사상 전무후무한 관·민 협치가 실현되는 등 동학농민혁명의 꿈과 좌절의 역사, 기억들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지역이다./황성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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