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침략 아픈 역사 교육의 장으로

오피니언l승인2019.05.23l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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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안 광복회 전북지부장
 
일제침략의 아픈 역사를 상징하는 다가교 난간석등에 교훈을 담은 자료를 설치해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게 됐다.
일제강점기 신사참배의 아픔을 생각하게 하는 청산대상으로 판단됐던 다가교 석등을 철거할 것인가? 그대로 둬야 할 것인가 논란이 있었다.
일제 잔재는 뿌리채 뽑아내야한다는 주장과 아픈 역사도 우리의 역사이니 일제의 만행을 잊지 않도록 보존 교육의 장으로 활용해야한다는 주장이 함께 있었다.
다가교 석등의 경우 개별모양으로는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우나 당시 신사를 오르는 다리였으며, 일본식 양식이라는 문제로 우리민족으로 하여금 고개 숙여 인사하게하고 민족정기를 훼손하는 상징으로 인식돼 철거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었으나 신사터와 신사에 얽힌 이야기를 모아서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자는 의견으로 집약됐다. 많은 의견들을 모아서 청산의 절차를 밞게 된 것을 환영한다. 일제에 강압을 당하고 45년 광복 후 74년 참으로 긴 시간을 일제 잔재다 아니다, 폐기하고 철거해야한다, 보존해야한다 하며 지내왔다.
자주독립을 외쳤던 3.1독립만세운동 100주년이 되는 올해에는 모든 것을 정리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100년을 생각해야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친일잔재 청산은 너무나 오래 미뤄둔 숙제"라며 "잘못된 과거를 성찰해야 함께 미래를 향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3·1절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 기념사를 통해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이야말로 후손들이 떳떳할 수 있는 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나 친일잔재를 청산하자는 소리를 높이면서도 개별사안에 들어가면 공과 과를 논하면서 청산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서울에선 성북구가 친일파 흔적이 남은 도로명 '인촌로'를 직권 변경하는데 성공해 주목된다. 인촌 김성수는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일제강점기 친일반민족행위 관련자' 704명에 포함돼있다. 지난해 4월 대법원에서 친일행위를 인정하는 판결을 했고 정부는 지난 2월 국무회의에서 인촌에 주었던 건국공로훈장을 취소했다.성북구는 인촌로를 없애야 한다는 항일독립지사선양단체연합 등의 요구를 적극 수용해 '인촌로' 도로명 직권변경을 추진, ‘고려대로'로 변경키로 하고, '인촌로'를 주소로 사용하는 9118명에 도로명 변경 서면동의를 받았다. 인촌이 태어난 전북 고창에도 '인촌로'(부안~심원면 12.5㎞)가 있는데 이 도로의 개명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과거 이 도로 개명 및 고창읍내 인촌 동상 이전·철거를 놓고 여론조사를 벌였으나 '유지하자'는 의견이 많아 무산된 바 있다.
경기도 부천시는 친일파 시인의 작품을 세긴 비석을 철거하기로 했다. 부천시 상동의 '시와 꽃이 있는 거리'에 세워진 미당 서정주의 시비 '국화 옆에서'와 '동천'을 없애기로 했다. 노천명의 '이름 없는 여인이 되어'와 주요한의 '샘물이 흔자서'는 최근 철거를 완료했다.
교육계에서도 일제 잔재 청산 움직임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친일파 동상을 세웠거나 친일인사 관련 교명·교가가 불리는 학교들이 수두룩하고,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교육시스템·용어를 여전히 사용하고 있기 때문. 시·도교육청들은 일제 잔재에 대한 전수조사와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또 친일경력자가 작사·작곡한 교가에 대해선 학교 구성원들이 수정 또는 존속여부를 결정하도록 권고하고 내용을 역사교육자료로 활용하도록 했다.
우리 도에서도 잔재청산을 위해 팀을 구성, 조사하고 논의를 진행하고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친일 잔재 청산은 바른 역사와 민족의식을 키우는 그 가치를 둔다.
그러나 우리의 생활속에 넘치게 들어와 있는 모든 것을 친일이라 하여 부수고 없앨 수만은 없다. 때로는 두고 보면서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좋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다가교 석등을 교육의 장으로 활용한다는데 찬성하면서 이길에 더 큰 의미가 부여되기를 희망한다. 신사참배의 길이기도 하지만 3.1 독립만세시위가 준비되고 시작하는 길이기도 하니까..
하지만 아직도 논의되지 못한 시비(김해강), 미당 서정주 이야기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지난날 한 사회운동으로 저명한 문인들의 시비와 이름이 하루아침에 무너지고 지워지는 걸 보았다.
나라를 매도하고 일왕을 위해 나가 싸우라고 독려하는 매국행위가 미투만도 못한 것일까? 예술성과 문학의 가치를 논하며 친일 매국의 가치를 희석시키는 것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일이다.
철거와 페지가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친일의 흔적과 내용을 알려 다시는 민족을 배반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잔재 청산의 길은 아닐지 함께 고민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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