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년 전 어머니를 잃고 프랑스로 입양된 아이가 한국에 있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그 아이는 지난 1972년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프랑스로 입양된, 제시카 브룬(47)씨다.

그녀는 47년 만에 한국에 있는 혈육과의 만남이 22일 성사됐다.

비록 그녀가 그토록 보고 싶었던 친부는 이미 세상을 떠나 만날 수는 없었지만, 남은 고모와 고모부, 언니들을 찾을 수 있었다.

그녀는 1972년 2월 18일에 태어났다. 그녀가 생후 7일째 되던 날 친어머니는 산후 건강이 악화돼 전주예수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어머니는 건강 악화로 한 달여를 버티지 못하고 그녀를 남겨둔 채 세상을 떠났다.

홀로 남은 아버지는 양육이 버거웠던 탓에 제시카씨를 익산에 있는 기독영아원(현 기독삼애원)에 맡겼다.

그녀는 영아원에서 6년의 유년시절을 보내고,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한 살 위의 오빠가 있는 프랑스의 한 가정으로 입양됐다.

심장수술을 받았던 양어머니의 요양을 위해 스페인 테네리페 지역에서 지내던 그녀는 청소년 시절 한국인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한국인들과의 교류 탓인지 그녀는 핏줄에 대한 그리움이 마음 한편에 남았다.

이러한 탓에 그녀는 청소년 시절 해양공학을 전공하기로 결심했다.

조선업으로 유명했던 한국조선소에 근무하면 ‘혹여 핏줄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 때문이다.

이로 인해 2005년 제시카씨는 국내의 한 조선업체에 3년 상당 근무하면서 친부 찾기는 시작됐다.

하지만, 40여년의 긴 시간 탓에 남은 자료가 없어 친부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다시 한국을 떠난 제시카씨는 2013년 교통사고로 양부모를 잃고, 두 번이나 부모를 잃었다는 생각에 핏줄에 대한 그리움은 더욱 커졌다.

이후 그녀는 독일에서 인연을 맺은 한국인 지인의 도움을 받아 지난 2월 21일 전북지방경찰청에 아버지를 찾아달라는 도움을 청하게 된다.

사연을 접한 전북경찰은 지난 3개월간 병원과 주민센터 등의 협조를 받아 제시카씨의 제적등본을 확인했다.

이러한 경찰의 노력으로 제시카씨는 그리던 가족과 재회가 성사됐다.

이날 만남에서 제시카씨는 이제는 만날 수 없는 부모가 지어준 ‘박난아’라는 이름도 찾게됐다.

제시카 브룬씨는 “핏줄을 찾을 수 있다는 기대가 실망으로 변하고 있을 때, 전북경찰 민원실에서 연락이 왔다”며 “가족을 찾을 수 있게 도와준 경찰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김용기자‧km4966@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