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정치 실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정치권만의 이전투구로 치부하고 외면하고 싶지만 민생과 직결된 현안들이 국회에 묶이면서 이에 대한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전가되는 현실이기에 그럴 수도 없다. 이래저래 또다시 국민들이 정치권에 볼모로 잡힌 꼴이 됐다.
선거법개정안 등의 패스트트랙지정으로 촉발된 여야의 한 치 양보 없는 대치정국 불안은 북한의 무력시위 재개로 인한 북미비핵화 협상 차질우려에 치킨게임 양상으로 번진 미·중 무역 분쟁 심화가 불러온 한국경제 불확실성 고조라는 악재까지 겹치며 국민적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
대통령과 5당 대표 면담이 대화정국 물꼬를 트지 않을까 기대 했지만 한국당은 일대일 회동을 요구하며 장외투쟁을 이어가고 있고 새로운 원내지도부를 출범시킨 여당 역시 한국당을 국회로 불러들이기 위한 진정성이 아직까지는 없어 보인다. 국회 문 닫고 장외로 뛰쳐나간 야당이나 지치면 돌아올 거라며 힘 빠지기만을 기다리는 여당 모두에게 국민과 민생은 없음이다.
민생과 안보를 뒷전으로 밀어두고 장외정치에 몰두하며 네 탓만 하는 정치권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극을 향하고 있다. 여기에 생각 없이 쏟아내는 정치인들의 도 넘는 막말 추태는 품격마저 바닥을 치게 한다. 정치실종도 모자라 악만 남아 추락하는 한국정치의 부끄러운 단면이 혐오스럽다는 말까지 나온다.
형식이나 자존심 보다 진정 국민을 위한 정치를 위해 한발씩 양보하자는 지적을 수도 없이 했지만 마이동풍이다. 무조건 나만 옳고 상대가 굴복하지 않는 한 타협은 없다는 아집으론 제대로 된 정치를 할 수 없다.
상대발목잡기는 이제 그만하자. 정정당당히 정책으로 승부하고 비판과 질책의 조화로운 견제를 통해 민생 국정을 논하는 정치권의 참된 모습을 국민은 보고 싶어 한다. 지지자들의 정서를 자극하고 국민을 분열시키는 정치 행위를 국민이 모르고 있다 생각한다면 이는 오판이다. 더욱이 막말로 상대 혐오를 부추기며 극단적으로 분열시키는 정치는 절대 희망을 주지 못한다. 국회 정상화와 정치복원을 원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또다시 이들 불신 받는 정치인들의 손에 좌지우지되는 미래정치행위의 시작이기에 우려감이 들 정도로 지금 우리 정치에 대한 국민적 실망감은 크다. 지자자들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정치복원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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