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NS를 뜨겁게 달구는 뮤직비디오가 있다. 가수 장범준 뮤직비디오 ‘노래방에서’인데 주인공은 영화배우나 가수가 아니다. 배우 못지않은 연기력으로 눈길을 끄는 임실초등학교 학생들이다.

시작은 임실초 6학년 1반 담임인 강경욱 교사의 절실함이다. 유튜브를 보느라 휴대전화를 놓지 못하는 아이들과 소통하려다 3년 전 영화동아리를 운영하게 됐다고.

강 교사는 “유튜브를 활용해서 수업하면 아이들이 좋아할 거라 생각했는데 반응이 영 신통치 않았다. 재미가 빠진 것”이라며 “어떻게 하면 흥미를 끌까 고민하다 영화를 만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영상편집기술만 가지고 있던 강 교사는 1년 반 동안 기획, 촬영, 시나리오, 배경음악 등 영화 전반을 공부했다.

첫 결실은 지난해 임실군 주최 ‘학교폭력예방 UCC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거다. UCC ‘성무의 하루’는 전학생 성무가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다 극복하는 과정을 담는다.

2월 ‘신라면 29초 영화제’에선 대상을 수상,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렸고 최근 ‘전라북도 학생인권의 날 기념 공모전’에서 영화 변호인을 패러디한 ‘학생인권재판’으로 상을 받았다.

특히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만든 학교폭력예방 영상은 교실에서 학교폭력이 사라지는 계기였다. 강 교사는 “아이들에게 학교폭력의 나쁜 점을 아무리 설명해도 바뀌지 않았다. 그런데 이 영상을 보고 달라졌다”면서 “자신의 행동이 학교폭력이라는 걸 깨닫고 그만뒀다”고 설명했다.

아이들은 영화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성격이 바뀌는가 하면 학교생활에 재미를 느끼고 새로운 꿈이 생겼다고 입을 모은다.

남자주인공으로 큰 인기를 얻은 최무성 군은 동아리 활동 전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이었단다. 국세청 30초 영화제 시상식에서 배우 황정민 씨를 만난 뒤 영화배우를 꿈꾼다고.

아이들과 소통하고 새로운 수업방식이란 생각으로 이어가고 있으나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다. 강 교사는 금전적인 지원도 필요하지만 비슷한 활동을 하는 교사들 간 소통망 구축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영화동아리를 3년째 운영하지만 혼자하다 보니 한계가 있다”면서 “같은 생각을 가진 교사들이 의견을 나누고 연구도 하는 등 구심점이 필요하다. 그래야 지속적으로 발전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북교육이 혁신교육을 표방하는데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유튜브 활용도 방법이 될 수 있다”며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교육을 선도하는 전북이 이 부문에서도 앞서나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학생들 영상은 유튜브 채널 ‘강쌤의 영화교실’에서 만날 수 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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