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봄바람이 불어오는 저녁, 고창문화원(원장 송영래)강당에 활기가 넘친다. 강당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아이들은 지휘자의 손짓에 따라 하나, 둘 박자를 맞추며 아름다운 하모니를 완성해 나간다.

고창 꿈의 오케스트라의 연습장면이다. 바이올린, 플롯, 첼로, 콘트라베이스 등 악기를 고사리 손으로 꼭 쥔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천진난만하면서도 진지한 모습이다. 고창 꿈의 오케스트라가 창단한 지도 어느덧 2년여의 시간이 훌쩍 지났다.

지난 2017년 첫발을 내디딘 본 오케스트라는 저소득층 아이들이 중심이 된 오케스트라단이다. 지속적인 예술교육을 통해 아이들에게 정서적 안정과 자존감 회복, 미래에 대한 희망과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창단됐다.

올해는 관내 12개 학교 65명이 함께하고 있다. 특히 상하, 심원 등 고창읍내에서 30분 이상 떨어진 벽지 초등학교에서도 3~4학년 아이들이 빠지지 않고 찾아오고 있으며 한국문화예술진흥원에선 아이들 연습을 위한 택시를 지원하고 있다.

연습은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두 차례에 걸쳐 진행한다. 월요일에는 오케스트라 및 파트연습을, 수요일에는 자체연습을 진행하고 매주 반복되는 연습에 지칠 법도 하련만, 누구 하나 결석하는 아이들이 없다. 오히려 강사 선생님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손꼽아 기다리는 아이들이다.

콘트라베이스로 1년 이상 활동한 이건대(14·중학교1)군은 “친구 따라 놀러와 1년 만에 하모니의 중심역할을 하는 묵직한 저음의 매력에 빠져들었다”며 “우리나라 최고의 전문 콘트라베이시스트로 이름을 떨치고 싶다”고 말했다.

지휘를 맡고 있는 박병선 음악감독은 “처음에는 서로의 마음을 잘 몰라 힘들었지만 이제는 아이들이 그냥 귀엽고 예쁘다. 점점 연주곡의 난이도가 높아져도 곧잘 따라와 놀랐다”며 “문화예술을 접할 기회가 적은 시골 아이들의 신선한 반란을 기대해 달라”고 전했다.

/고창=신동일기자.sdi@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