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건석 '환생'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은 군산 출신의 원로작가 태건석의 공간기획전을 이달 21일까지 전시장 1층에서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잠재의식의 표상’이라는 타이틀로 60년대부터 최근까지 110여점의 작품을 망라하고 있다.
  그는 우리 삶 속에 내재되어 있는 잠재의식의 세계를 작품의 주제로 다룬다.
  1960~1970년대 작업 초반에는 앵포르멜의 추상작품으로 회색, 푸른색이 주로 나타나는 작품과 평화로운 시기인 따뜻한 색을 그림에 사용했다.
  1980년대에는 잠재의식의 세계를 표출하는 반복된 붓놀림이나 우연히 만들어지는 형상의 시각적 고요함을 담아낸다. 단색의 무채색으로 주제가 잘 드러나는 시기로 백색은 화선지를, 검정색은 먹을 연상시킨다.
  1990년대에는 역동적이고 분방한 붓 터치를 살려 살아 움직이는 듯 한 두터운 마띠에르가 느껴지는 추상화를 구축했고, 2000년대 후반에는 한국 전통의 미감을 작가만의 조형언어로 승화시켰다.
  태건석 화백의 작품들은 채색, 질감 등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소재가 쓰인다. 그림에 있어 붓칠로 표현하는 통념을 깨고 한지를 비롯한 흙가루, 돌가루, 낙엽 등 자연적인 것을 응용하며 채색한다.
  고보연 작가(설치미술)는 태건석 화백의 예술세계에 대해 “유화는 서양화를 전공한 그에게는 자연스런 기본 매체였고, 한지는 그의 실험성과 전통적 감수성의 발로가 되는 매체였으며, 석분과 토분은 그의 부단한 정성과 노력의 산물로 작품 세계가 새롭게 탈바꿈되는 신 질료라 하겠다. 이는 잠재의식과 현재의식의 교차점에서 빚어지는 자연스런 현상을 중요시한 그에게 특히나 소중한 질료로 부각되는 듯하다”고 전한다.
  서라벌예대에서 미술(서양화)을 전공한 그는 1963년도 제1회 군산개항제 미전 개최를 시작으로 약 50여년 동안 수십 회의 전시 참여와 대한민국 미술대전 입상, 옥조근정훈장 및 대통령상 수상, 한국미협 군산지부장과 전북미술대전 추진위원을 역임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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