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호남선 개통 4주년을 맞은 현재, 전북(호남)~서울(수도권)은 명실상부한 ‘반나절 생활권’이 조성됐고, 그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와 함께 국가 균형발전이란 명분도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공식 개통 이전부터 제기됐던 혁신역사 신설(위치) 논란은 개통 후에도 계속됐고, 지난해에는 김제·완주-익산 간의 지역적, 정치적 갈등으로까지 확대되는 최악의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전북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한 ‘혁신역’ 신설 논란이 지역·정치적 갈등으로 확대되자 국토부는 지난해 5월부터 지난 1월까지 ‘호남고속철도 김제역(전북 혁신도시역) 신설 사전타당성조사 용역’을 실시했고, 결국 “경제성이 낮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이후 각 지역 및 정치권의 갈등은 일단 봉합된 것으로 보이지만 김제시의 경우, 단기적으로 ‘일반선로 KTX 김제역 정차’를 우선 추진하되 중·장기적으로는 ‘혁신역 신설’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당초 김제·완주는 12개 공공기관 이전 완료와 행정타운이 들어선 혁신도시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혁신역 신설을 주장했고, 익산은 거론되는 혁신역사 위치가 익산역과 매우 가까운 거리에 있어 KTX 기본 정차역 간 거리에도 훨씬 못 미치는 등 현실성과 타당성이 떨어진다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각 지역을 기반으로 한 국회의원들의 상반된 주장이 더해지면서 지역 간 갈등은 ‘지역 이기주의’라는 말들이 오갈 정도로 극에 달했다.
극에 달한 논란은 KTX 익산역-정읍역 사이 전북혁신역사(김제역)의 경제적 타당성(B/C)이 0.37~0.39에 불구(1 미만이면 투자한 비용만큼 이익을 내지 못한다는 의미)하다는 국토부의 사전타당성조사 용역 결과 발표 후 진정됐다.
이 용역은 ▲신설될 역과 혁신도시·김제시와의 근접성 ▲KTX 익산역과의 거리 ▲철도노선 선형 ▲노선구간 등 4가지 안을 두고 이뤄졌다.
용역에서는 선로 전환과 선로의 기울기 등의 문제로 역 설치가 불가능하다는 결론과 지역 간 연계성 및 역에 대한 접근성 면에서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를 두고 익산시는 ‘더 이상 소모적 논란은 없어야 한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고, 반대 측에서는 KTX 혁신역은 새만금 시대와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 반드시 검토돼야 하며, 또 타당성 용역으로만 검토한다면 전북에서 추진될 대형 사업은 없을 것이라는 상반된 입장을 나타냈다.
현재 혁신역 신설을 주장했던 김제시는 ‘현재는 어렵더라도 중·장기적으로 꼭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지속 견지하고 있다.
김제시는 대안으로 지난 2015년 호남고속철도 개통과 함께 중단된 KTX 일반선로 김제역 정차(현재 익산역 종착)를 추진 중이다.
김제시 관계자는 “혁신역 신설 추진은 포기가 아니라 중·장기적 전략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대신 김제가 철도교통의 오지로 전락한 현실을 탈피하기 위해 현재 익산역 종착의 KTX 일반선로 호남선 운행이 김제역(광주 송정리 종착)에도 정차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설명했다.
/유승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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