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말 공장 문을 닫았던 한국지엠 군산공장이 10개월여 만에 새로운 주인을 맞이하게 됐다. 한국지엠은 지난달 29일 부평본사에서 현대자동차 1차 부품협력업체인 엠에스오토텍이 주도하는 국내 자동차부품업체들로 구성된 컨소시엄과 군산공장 매각에 대한 주요거래 조건 합의서(MOU)를 체결했다.

구체적인 매각 대금도 아직 확정되지 않는 등 본 계약 체결 까지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위기의 군산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를 높여주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한국지엠도 지속발전 가능성과 미래지향적인 기업을 우선 협상의 기준으로 삼았다면서 특히 많은 고용 창출 가능성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엠에스오토텍 컨소시엄은 약 2천억 원에 군산공장을 인수, 주문자 생산 방식으로 전기차 및 완서차를 생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지엠 군산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100여 곳에 달했던 협력업체 대부분이 폐업과 생산량 축소의 직격탄을 피하지 못했고 8000여명에 달하는 근로자가 실직 하면서 군산경제는 사실상 초토화가 됐다. 급격한 인구감소에 지역상권이 붕괴되고 이어진 부동산 가치 하락의 심각한 부작용으로 인한 군산경제 침체는 전북경제 전반에 걸친 성장세 둔화로 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번 MOU가 본 계약으로 까지 이어져 공장이 재가동되길 바라는 게 군산뿐 아닌 전북의 관심이자 현안이 된 이유다.

컨소시엄이 최종 계약을 마무리 해 공장을 인수하고 재가동하기 까지는 2년 정도가 걸릴 전망이다. 앞으로도 넘어야할 산이 적지 않다는 것으로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선 민관정 모두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필요로 하는 대목이다.

이에 전북도는 매각작업이 마무리된 후 군산공장을 '전북 군산형 일자리' 모델과 연결해 다각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군산시와 시의회 역시 컨소시엄의 원활한 공장가동을 위해 필요한 행정적 지원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많은 아픔을 겪었고 지금도 고통에 신음하는 지역이지만 회생에 대한 강한 의지와 믿음이 있다. 또 다시는 이런 아픔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는 학습효과도 충분하다. 투자성과에 대한 걱정 못지않게 이들 기업의 성공적인 정착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몸소 경험한 지역이기도 하다. 그러고 공장 인수 가동이 참 잘한 결정이었다는 평가를 받도록 하겠다는 결의가 무엇보다도 강한 곳이다. 군산이다.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