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또 다시 농가들이 벼 재배를 선호하면서 수확기 쌀 생산량 증가로 인한 쌀값 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3월 초 논벼 표본 농가를 대상으로 올해 벼 재배면적을 조사한 결과, 올해 벼 재배지역은 지난해 73만8,000ha 보다 겨우 2,000ha 줄어든 73만6,000ha로 분석됐다. 지난 2000년 이후 연평균 벼 재배면적이 1만6,000ha씩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매우 작은 감소폭이다. 정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논 타작물재배 지원 사업을 대대적으로 시행할 예정인데, 정작 줄어들어야 할 벼 재배의향면적은 커지는 셈이다. 더욱이 올해 벼 재배의향면적은 올해 초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2019년 쌀 생산조정제의 각종 인센티브를 확인하고도 나온 것이어서 농가들이 논에 타 작물을 재배할지 크게 의심되고 있다. 이는 논에 타 작물을 재배하는 것보다 쌀을 생산하는 것이 소득에서 더 유리하다는 판단에서 나온 결정으로 보인다. 현재 전국 산지 쌀값이 80kg 한 가마니 당 19만2,000원대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 같은 흐름은 올 수확기까지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도 농가 사이에 형성되고 있다. 여기에 쌀 목표가격 인상이 예고되면서 농가들이 벼 재배를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현재의 벼 재배의향면적이 실제 재배로 이어질 경우 올해 쌀 과잉생산으로 인한 쌀값 하락은 피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농경연은 벼 재배면적이 73만6,000ha이고 단수가 평년작인 10a당 530kg일 경우 올해 쌀 생산량은 390만 톤에 달할 것을 전망했다. 약 15~20만 톤가량 과잉 생산이 예상된다는 것인데, 2016년 수확기 쌀 과잉공급 규모가 29만9,000톤일 때 정부가 과잉물량을 시장격리 시켰음에도 쌀값은 전년 비 14.7%나 하락한 바 있다. 현재 농협 미곡종합처리장 등의 벼 재고가 2월 말 기준 지난해보다 21만 톤가량 많은데다가 농가들이 보유한 벼까지 시장에 출하될 것으로 보여 올해 수확기 이전이라도 쌀값 하락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여기에 수확이 쌀 생산량이 공급될 것이라는 예고가 나올 경우 쌀값 하락은 속도가 빨라질지도 모른다. 또 다시 쌀값 파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고, 우리 모두 또 다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농가나 정부는 보다 현실적인 예측으로 쌀값 조정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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