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대성홍보주무관

책을 읽노라면 공감되는 문장들에 줄을 긋거나 따로 메모를 해두는 것, 그것이 독서의 행복한 맛이다. 어려운 문장보다는 오히려 읽기에 편안하고 사람 사는 지혜가 녹아 있는 문장에서 종종 따뜻한 울림을 느끼곤 한다. 그 중 읽고 또 다시 찾아서 읽는 책(언어의 온도)구절을 하나 소개하고 싶다.

“꽃향기가 아무리 진하다고 한들 그윽한 사람 향기에 비할 순 없다. 깊이 있는 사람은 묵직한 향기를 남긴다. 가까이 있을 때는 모른다. 향기의 주인이 곁을 떠날 즈음 그 사람만의 향기, 인향이 밀려온다. 사람 향기는 그리움과 같아서 만리를 가고도 남는다. 그래서 ‘인향만리(人香萬里)‘라 한다.”

며칠 전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막을 내렸다. 유권자의 한 표를 더 얻기 위해 후보자들은 선거운동을 전개했고, 유권자인 조합원들은 자신들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나는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동료들과 선거업무를 함께 치르며 외부의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했다. 그리고 조합장선거기간 여행자의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며 다양한 향기를 느꼈다.

가장 가까이에서의 함께 했던 동료들은 빈틈없는 선거관리 업무를 수행하고자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고, 공정하고 깨끗한 조합장선거가 될 수 있도록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있었다. 동료를 배려하여 자신의 업무가 쌓여있음에도 동료의 일을 자신의 일처럼 함께 해결해 주던 사람, 동료의 부족함에도 자신을 빛내지 않고 부드러운 눈으로 바라보던 사람, 쏟아져 들어오는 선거 민원을 슬기롭게 풀어가는 사람, 고된 업무에 지쳐 있는 후배들을 격려와 칭찬으로 이끌어 준 사람의 향기로 우리 선거 업무의 공간을 가득 채웠다. 선거 업무로 땀방울을 흘리며 함께 동행 해 준 사람들이 있었기에 진솔한 사람 냄새가 흐드러지게 퍼진 행복한 선거 과정이었다.

물론 이러한 아름다운 과정이 우리 위원회만이 아닌 외부의 다양한 관계에서도 이루어졌다.

유권자의 지혜로운 선택을 도울 수 있도록 만들어진 선거 공보 우편물을 제 날짜에 유권자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우편함마다 꼼꼼하고 정성스레 넣은 우체국 직원들의 성실한 손길, 선거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투표함 수‧회송과 투‧개표소의 경비에 철저를 기해 주었던 경찰서 직원들의 투철한 책임감, 본연의 업무도 무거울 텐데 선거 업무로 마주할 때마다 따뜻한 시선으로 “많이 힘들죠?”라고 건네는 조합 직원들의 눈을 포개는 공감과 격려, 조합 안에서 투표 모의체험 캠페인을 실시하던 중에 안으로 걸어 들어오신 할머니께 조합장선거의 투표 참여 당부에 꼭 투표하러 가겠다며 불편한 몸을 일으켜 나의 손을 끌어안듯 잡아 준 유권자의 따뜻한 인정. 감사의 마음이 크다.

이번 선거를 통하여 함께 했던 사람들의 다양한 향기가 나의 영혼에 스미고 번졌다. 그래서 감사하고 행복했다. 사람의 향기는 자신의 축적된 삶과 환경을 통해 저마다의 색깔과 모습으로 나타난다. 사람마다 꽃을 피우는 속도가 다르고 어떤 향기가 드러날지 미리 알 수는 없지만 스스로 삶의 의미를 만드는 시간 동안 자신만의 특별한 향기를 내뿜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함께 동행 하는 이들에게 물씬 느껴지는 속정의 향기를 베푸는 그들처럼.

이번 선거에서 많은 후보자들이 공통적으로 조합의 투명하고 책임 있는 경영과 조합원들의 복지를 향상하고 이익을 증대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하며 선거에 나섰고 조합장선거의 아름다운 과정은 끝을 맺었다. 앞으로 그들은 어떤 향기를 만들어 갈까.

빛은 자신이 아닌 세상을 밝히기 위해 존재한다. 당선인은 낙선인을 위로함은 물론 앞으로 임기 4년 동안 조합 발전을 위해 조합원들과 함께 동행하며 지역 사회에 사람의 향기로 빛을 발하길 빈다. 그리고 선거기간에 내세웠던 우직한 초심으로 조합원들과 지역사회의 마음을 기쁘게 흔드는 튼튼한 운영 능력을 가진 조합이 되길 바란다.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