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농업의 의미

유승훈 기자l승인2019.03.17l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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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만 한국농어촌공사 전북지역본부장

 도시의 텃밭에서 내 손으로 신선한 채소를 기르는 도시 농부가 점점 늘고 있다. 농업이 도시를 만나면서 그 영역 또한 커지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의 농업이 국민의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산업이었다면, 이제는 건강과 환경개선, 교육이나 공동체 회복 등 도시민들이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꼭 필요한 산업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도시농업(City Farmer)이라는 개념은 1980년에 처음으로 미국과 유럽 전역에 등장했다. 우리나라는 2004년 들어서면서부터 도시농부학교와 상자텃밭보급행사를 통해 지금과 같은 형태의 도시농업이 시작되었다. 급격한 도시화와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에 지친 도시민들이 건강과 여유, 안전한 먹을거리를 찾고자 도시농업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도시농업은 베란다나 옥상, 재활용 상자를 이용한 텃밭 등 도시의 자투리공간을 활용한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내 손으로 직접 가꾼 농산물을 가족에게 공급하고 싶은 욕구가 커지면서 도시에서의 농업활동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도시농업은 그 존재만으로도 우리에게 큰 역할이 되고 있다. 도시의 공터나 건물 옥상에 심은 농작물은 먼지를 제거하여 공기를 깨끗하게 만들고 도시의 녹색 생태계를 건강하게 연결하는 거점 역할이 될 뿐만 아니라 경관을 아름답게 만들어 도시의 가치를 향상시켜 주기도 한다. 특히, 여름철 열대야와 열섬현상을 경감시키고 건물의 냉?난방비 부담을 줄여 에너지 절감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그리고 도시민들에게는 육체적?정신적 건강을 증진시키고 싱싱한 농산물을 직접 수확하여 먹을 수 있게 되면서 안전성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도시농업은 경제 및 환경문제가 심각한 현대사회에 있어 생산과 소비를 이루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미국 미시간대학교의 스티브 카플란(Steven Kaplan)교수는 자연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인간이 자연을 체험하게 되면 정신과 육체의 힘을 회복하게 된다고 했다. 특히, 식물이 가지고 있는 녹색이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준다는 사실을 입증하기도 했다. 미국의 대기환경 전문가인 울버튼(B.C.Wolverton)박사 또한 사람이 식물 근처에 있거나 식물을 가꾸고 돌보면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 분비가 촉진되어 편안함을 느낀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미국의 IT회사로 유명한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사무실에서 수경재배를 통해 채소를 기르고 있으며 재배된 상추나 새싹채소들은 구내식당에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우리 농업의 현실은 결코 녹록치 않다. 개방화로 인해 국산 농산물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고 농어업?농어촌의 젊은이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농업소득은 수년 째 정체되어 있고 최근 농업분야 투자는 오히려 뒷걸음치고 있어 생산성 한계에 부딪치고 있다. 이렇게 성장 엔진이 점차 식어가고 있는 가운데, 도시농업은 그동안 소외받았던 농업의 현실을 바로 알고 도시민들과 농업을 연결해주는 매개체로 작용하길 바란다. 도시농업을 통해 자급자족의 시대를 열어가자는 것이 아니라, 농업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시선과 인식이 점차 나아지기를 희망한다.
 세계적인 투자가 짐 로저스(Jim Rogers)는 10∼20년 후에는 우리나라의 농어업인들이 스포츠카를 타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 때, 청년들에게 농어업을 직업으로 택하길 권해 우리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줬던 그의 예언이 이번에도 적중하기를 기대해 본다.

유승훈 기자  9125i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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