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 설치미술, 퍼포먼스까지 경계를 뛰어 넘는 심홍재의 열다섯 번째 개인전이 서학동예술마을 ‘다원공간 몬’에서 열리고 있다.
  그의 작업은 획(劃)을 이용한다.
  예전 초기 베개 시리즈 작업에서 보여 졌던 죽부인의 도식적인 평면 형태에서 벗어나 곡선의 조합으로 변화해 왔고 이러한 변화의 과정에서 나타난 폐쇄형에서 개방형으로의 작업으로 12지신(地神)을 서로 엉기어 지며 화합으로 소통되어지는 획 작업으로 풀어낸다,
  이 작업은 그냥 획 작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폐 자개농을 이용하여 오려내는 기법과 획 작업을 나무판에 음각으로 새기여 두꺼운 한지로 눌러 찍어내는 케스팅 기법을 이용하기도 한다. 따라서 기법을 알고 있다고 해서 간단히 넘볼 수 있는 것이 아닌 사실 어느 정도 정성을 기울이고 형태와 재질감에 대해 관심 범주 안에 있어야 가능한 작업이다.
  이러한 획 작업의 선들의 조합은 죽부인의 외관을 차용하고 있다.
  결국 획 작업은 베개시리즈 작업의 소재에 대한 전환으로 또 다른 표현으로 이어지고 있다.
  낡은 자개농을 이용한 작업은 자잘한 장식적 디테일을 활용하여선 위주의 단조로움을 피하고 일반회화에서 표현하기 어려운 자개농 광택의 표면 효과까지 재료의 감각적 배합을 통한 부가가치를 형성하는 작업이다.
  획 작업을 나무판에 음각으로 새긴 후 두꺼운 특수한지에 양각으로 내는 한지 캐스팅 작업은 양각으로 올라 보이는 백색 한지의 단순함 속에 절대 단순할 수 없는 12지신의 복잡한 3차원적인 언어가 한 덩어리로 어우러지며 조화를 이루는 작업이다.
  주된 소재가 자개와 한지 캐스팅 기법으로 표현하는데도 전통미와 투박함 보다 모던함을 느낄 수 있게 하였으며 작업에 입체감과 볼륨감을 부여 하여 평면회화의 단조로움을 피하려했다. 전시는 17일까지.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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