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농민혁명 기념일인 5월 11일이 국가기념일로 제정됐다. 이날은 1894년 전봉준, 손화중, 김개남 등이 이끄는 동학농민군이 황토현 일대에서 관군과 격돌해 최초로 대승한 날로, 이 날을 계기로 농민군의 혁명 열기가 크게 고양됐다. 황토현 승리는 동학농민혁명이 전국적으로 전개될 수 있는 중요한 동력이 됐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되고 있다.
동학농민혁명의 가치가 비로소 제대로 인정받고 있다. 발상지인 전북은 동학농민혁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성지다. 특히 우리 역사의 최대 민주혁명이고, 그 혁명을 주도한 주체들이 바로 ‘전북인들’이었다는 데에서 큰 의미가 있다. 한때 ‘난’으로까지 불렸던 동학농민혁명이 국가기념일로까지 지정돼 명예를 되찾기까지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동학농민혁명의 의미와 가치를 지키고 확산시키는데 앞장 선 분들의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
동학농민혁명 기념일의 국가기념일 제정은 또 하나의 시작이다. 동학혁명의 뜻을 잊지 않고 이어가는 일이 중요하다. 전북도는 국회, 문화체육관광부와 적극 공조해 시군 숙원사업인 전라천년 파랑새 공원 조성사업, 백산 동학랜드 조성사업, 동학농민혁명 역사문화공원 조성, 동학농민혁명 역사 탐방길 조성 등 기념사업을 추진한다고 한다. 또 동학 기념·선양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추진 예정인 문화체육관광부 연구용역에 도내 시·군 및 동학관련 단체의 선양사업이 많이 포함될 수 있도록 건의·지원할 예정이다.
하지만 경계해할 부분이 있다. 동학농민혁명의 가치를 이어가기 위한 내실 있는 사업이 강화돼야 한다는 것이다. 기념사업들이 동학과 관련된 지자체를 의식한 사업에 치중된 것은 아닌지 살펴야 한다. 기념일 제정을 두고 의견차이가 있었던 지역을 배려하는 정치공학적 접근은 지양해야 한다.
특히 시설 위주의 사업은 바람직하지 않다. 동학에 대한 연구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동학 후손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은 많은 기록과 기억을 없앴다. 동학 유물에 대한 보관도 예산이 부족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현실에서 시설 공사 위주의 사업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동학농민혁명정신을 제대로 계승하기 위한 좀 더 진지한 접근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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