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실필봉농악보존회(보존회장 양진성)가 주최·주관하는 서른여덟 번째 필봉정월대보름축제가 16일 임실군 강진면 필봉마을에서 개최된다.
  필봉정월대보름축제는 묵은 액을 털어내고 대풍년을 기원하며 필봉마을 사람들의 희노애락을 함께 나누었던 행사로 신명 넘치는 마당으로 펼쳐질 예정이다.
  필봉정월대보름굿은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서 세계 속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마을문화유산이다.
  특히 이번 축제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한국농악의 본질을 보여주고자 ‘함께 나누고 어우러지는 삶’ 즉, 공동체문화가 일군 아름다운 문화예술양식의 절정을 체험하는 장으로 만들어 모든 이에게 풍요와 평안을 기원해주는 빛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축제는 이날 오후 2시부터 필봉마을 동청마당에서 정월대보름의 시작을 알리는 ‘기굿’을 울리며 출발한다.
  이어 마을 어귀 당산으로 옮겨 마을 수호신에게 축제시작을 고하고, 복을 기원하는 ‘당산굿’을 연행한 뒤, 마을 공동 우물로 이동해 ‘샘굿’과 마을 가가호호를 방문하여 각 가정의 안택을 기원하는 ‘마당밟이굿(뜰밟이굿)’을 진행한다.
  마을 구성원 전체의 집돌이 굿판이 끝나면, 마을 주민과 정월대보름굿 자원봉사단이 마련한 뜨끈하고 살가운 저녁을 나눠먹고 잠시 휴식을 취한다.
  저녁 7시부터는 풍물굿의 연예성과 오락성이 두드러지는 푸진 판굿이 벌어진다.
  채굿, 호허굿, 풍류굿, 영산굿 등의 앞굿과 설장고, 잡색놀이, 소고춤, 재능기 영산굿, 노래굿, 대동굿 등 음악, 춤, 극, 놀이 등의 다양한 예술 형태의 ‘판굿’은 관객과 공연자가 어우러지는 대동굿의 백미이다.
  판굿의 흥이 절정에 솟는 끝자락에서, 참가자들의 한 해 소망이 담긴 소지가 달린 ‘달집태우기’를 한다.
  달집을 태우고 다시금 새로운 해 새로운 복을 맞이하는 대동놀이 굿판이 풍물패와 관객이 함께 어우러지는 푸진 굿판이 열린다.
  이번 축제는 관광객이나 외지인이 중심이 아닌, 오랫동안 전통굿판을 지켜온 필봉마을 주민들이 중심이 되어 그 원형의 굿판을 채워내며 마을사람들의 놀이 속에서 함께 나누고 즐긴다.
  또한 다양한 체험행사로 소원지 쓰기, 연날리기, 쥐불놀이, 부럼깨기, 고구마 굽기 등을 진행하며 관람객들로 하여금 정월대보름에 함께 즐겼던 세시 음식과 놀이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 더 한층 즐거움이 배가 되도록 준비했다.
  한편 필봉농악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가무형문화재 제11-5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동시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농악으로서 세계가 인정한 소중한 유산이요 삶의 문화이다. 필봉농악은 전통적으로 필봉마을에서 행해져 오던 마을굿 본연의 가치와 형태 그대로를 계승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진성 임실필봉농악보존회장은 “필봉굿판의 탈머리굿의(얼굴을 감추던 허례의식을 표현) 과정처럼 모든 세상 속 껍데기를 벗어던지고 푸진 굿 푸진 삶 속에서 흥과 함께하는 신명으로 올 한해 넉넉하게 여유로운 삶의 주인이 되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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