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9년차를 맞은 전북 혁신학교의 성과와 방향을 모색하는 연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혁신학교 지정 전후를 비교하거나 혁신학교 출신들의 성장과정을 좇는 연구조차 없어서다. 이는 학부모와 학생을 비롯한 일부 도민들이 혁신학교를 이해하지 못하는데 영향을 미친 걸로 보인다.

전북교육청의 혁신학교 연구 중 대표적인 건 전북교육정책연구소가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매년 진행한 ‘혁신학교의 학교효과성 분석’이다. 자체 개발한 ‘미래형 학교효과성 측정도구’로 혁신학교와 일반학교 일부 교원, 학생, 학부모를 설문하는 방식이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이어진 종합평가는 혁신학교 대상으로 용역을 주거나 자체운영해 수업활동, 교육과정 운영, 학교문화 등 5개 영역 변화를 설문과 면담으로 살핀다. 전북교육정책연구소가 2017년 발표한 ‘혁신학교의 지속관련성 관련 요인탐색’에선 수업 및 학교문화 변화로 학력저하 프레임과 리더급 교사부족을 극복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하지만 이 같은 연구는 정기적, 일괄적이고 대개 설문조사라 기본적이고 중요한 연구는 하지 않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혁신학교 연구는 해당 정책의 나아갈 방향을 그릴 뿐 아니라 일반인들이 혁신학교를 제대로 받아들이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그럼에도 혁신학교가 되기 전후를 비교하거나 혁신학교 학생들의 이후 삶을 짚지 않았다는 것.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이달 초 신년 기자회견에서 “혁신학교 아이들 점수가 떨어진다는 말들을 하는데 사실 혁신학교 이전과 이후를 비교해야 하는 거다”라며 일반학교와 혁신학교가 아닌 혁신학교 지정 전후 비교를 강조했다. 반면 전북교육청에선 관련 연구를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혁신학교를 8년여 시행한 만큼 종단연구(평생 혹은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로 이어지는 게 자연스럽지만 작년까지 추진하지 않았다.

전북교육청이 계획대로 모든 학교를 혁신하려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다각도의 깊이 있는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혁신초중에 비해 미비한 혁신고 발전방안, 혁신학교 성과 분야별 요인, 전북 혁신교육 컨트롤타워가 될 혁신미래학교 구체적 적용방안 등을 꼽았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전북이 혁신학교 철학과 사례를 차곡차곡 쌓은 데 비해 이를 잘 알리지 못한 건 사실이다. 종단연구는 3년 전부터 고려했으나 예산이나 또 다른 연구 같은 여건상 어려움으로 미뤄졌다. 올해부터 전북교육정책연구소 내 혁신연구팀을 꾸리고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0년부터 지정할 혁신미래학교 연구도 꾸준히 하고 특정 학교 연구도 고려해 보겠다. 그 밖의 사안은 30일 전북교육정책연구소와 협의해 정한다”고 답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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